초등학생들이 금요일 저녁에 교회로 모인 이유는

입력 2023-10-29 10:03 수정 2023-10-29 16:43
교회학교 아이들이 경기도 성남 선한목자교회에서 열린 '어린이 금요성령집회'에서 찬양하고 있다.

“친구들이랑 함께 모여서 찬양하고 기도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해요.” 올해 초등학교 6학년인 전예성(12)군의 ‘어린이 금요성령집회’ 참가 소감이다.

27일 경기도 성남 선한목자교회(김다위 목사)에서 ‘어린이 금요성령집회 가을페스티벌’이 개최됐다. 지난해 10월 코로나19 엔데믹과 함께 재개된 금요집회는 벌써 13번째를 맞이했다.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마다 열리는 어린이 금요성령집회는 성인 금요집회와 동시간대에 진행된다.

오후 7시. 교회 건물 1층 로비는 예배 시간을 1시간 앞두고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찼다. 담당 교역자와 교회학교 교사들은 금요성령집회에 참석하는 아이들 맞이와 예배 준비로 분주했다. 올해는 특별히 핼러윈에 대항하는 건강한 기독교 문화를 만들기 위해 가을 페스티벌을 접목했다. 아이들은 성경 속 인물과 동물 등으로 분장하고, 교회에서 마련한 포토부스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교회학교 아이들이 경기도 성남 선한목자교회에서 열린 '어린이 금요성령집회'에서 찬양하고 있다.

오후 8시. 무대 위로 찬양팀이 올라왔다. 예배당을 가득 메운 601명의 어린이는 인도자를 따라 율동을 하며 찬양했다. 아이들의 웃음과 찬양 소리가 예배당을 가득 채웠다. 한편 예상보다 더 많이 참석한 인원 때문에 교사들은 서서 예배를 드리는 광경이 연출됐다. 이날은 특별히 방글라데시 어린이 선교를 위해 헌금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날 얼룩말 인형 옷을 입은 홍세라(12)양은 “축제 같은 예배를 드릴 수 있어서 너무 좋다”며 “예배를 통해 하나님이랑 가까워지고 더 많이 소통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기도할 때도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든다”고 말했다.

학부모인 지혜련(43)씨는 “아이들이 (성인 집회에서 느끼는) 찬양과 기도의 뜨거움을 경험할 수 있어 감사하다”며 “아이들이 눈높이에 맞는 말씀과 기도하는 훈련을 통해 참된 신앙인으로 자라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교회학교 아이들이 경기도 성남 선한목자교회 로비에 마련된 '어린이 금요성령집회' 포토부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예배 시간은 성인 예배와 동일하다. 설교 후에는 기도제목에 맞춰 통성으로 기도하는 시간도 가졌다. 아이들은 성인과 다름 없을 정도로 기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어린이 금요집회는 현장집회와 유튜브 생중계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어린이 금요성령집회의 핵심은 본질에 집중하는 것이다. 선한목자교회 교회학교 담당 신나단 목사는 “하나님께서 예배의 본질인 찬양·말씀·기도로 돌아가라는 마음을 주셨다”며 “어린이도 영적인 존재이다. 어릴 때부터 교회에서 신앙 훈련을 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령집회가 신앙의 견인차 역할을 해 아이들이 교회에 와서 예배 드리는 그 자체로 기뻐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성남=글·사진 유경진 기자 yk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