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27일(현지시간) 새벽 시리아 동부 지역 2곳을 공습했다고 AP·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군사 기지를 표적 삼은 것으로 중동 지역에서 친이란 무장 단체들의 위협이 커지자 보복을 감행한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미 정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미군이 IRGC와 IRGC의 지원을 받는 무장세력이 사용하는 탄약고와 무기저장고를 타격했다”고 전했다. 미군 F-16 전투기 두 대가 정밀무기를 동원해 이날 오전 4시30분쯤 이라크 접경인 아부 카말 인근의 시설을 공습했다.
이번 공격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보복 작전을 지시하면서 진행됐다. 앞서 지난 18일 이라크와 시리아 내 미군기지가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세력의 자폭 드론과 로켓 공격을 받아 20명 가까운 미군이 다쳤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란이 미군에 대항할 경우 맞대응을 하겠다며 보복을 천명한 바 있다. 그는 지난 25일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를 지목해 “이란이 중동에서 미군에 계속 대항한다면 우리도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성명을 발표해 “이번 정밀한 자위 차원의 공격은 이란 지원을 받는 무장 단체들의 이라크와 시리아 주둔 미군에 대한 일련의 공격, 그리고 대부분 성공하지 못한 공격에 대응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오스틴 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미군 장병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그런 공격을 용납하지 않으며 자국과 장병들, 국익을 지킬 것을 명확히 하기 위해 오늘 공격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군기지 공격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했다. 필요하다면 추가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도 재차 경고했다.
오스틴 장관은 “이란은 손을 숨기고 우리 병력에 대한 공격에 역할을 했음을 부인하길 원하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놓아두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군을 겨냥한 이란 대리세력의 공격이 계속된다면 우리 국민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추가 조처를 하는 데 주저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간 전쟁이 신(新)중동전쟁 국면으로 확전되길 원치 않는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오스틴 장관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분쟁과는 독립적이고 서로 구분된 것”이라며 “이스라엘과 하마스 분쟁에 대한 우리의 접근 방식은 변화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이번 공습을 양측 전쟁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중동 각지의 친이란 무장세력과 이란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읽힌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