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대원생들이 전도 품앗이에 나섰다. 아래층에 한의원과 피시방이 있는 상가교회에서다. 학생들은 일일 전도를 위해 한 달을 할애했다.
26일 경기도 시흥 늘푸른교회(김규일 목사). 오전 9시부터 백석대(총장 장종현 목사) 신대원생들은 분주한 모습이었다. 이들은 물티슈 900개에 교회 스티커를 부착하고 칫솔 치약 고무장갑 양파즙 등 생활밀착형 전도 용품을 정성껏 포장했다.
전도팀장인 최현규(28) 전도사는 혼자 가위질을 하고 있었다. 코팅 용지엔 ‘예수님은 당신의 우산이 된다’는 글귀와 함께 5㎝ 크기의 예수 캐릭터가 돋보였다. 이날 전도 용품인 우산에 붙일 재료였다. 최 전도사는 전날 일기 예보를 보고 급히 우산을 샀다며 말문을 열었다. “요즘 사람들은 필요한 게 많이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비 오는 날 누구에게나 우산은 필요하니까요. 욕 안 먹고 예수님을 알릴 방법이라고 생각했어요.”(웃음)
2050세대 학생 21명이 팔을 걷어붙인 사연은 같았다. 이날은 학교가 신대원 전 학년을 지역교회 전도 특공대로 보내는 ‘영혼 사랑 전도대회’ 날이었다. 학교 측은 같은 날 총 750여명을 30개 교회로 파송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점심 식사를 마친 뒤 두 소그룹으로 나뉘어 교회 인근 지하철역과 인근 초등학교로 흩어졌다. 시흥 신천역으로 간 학생들은 지역주민들에게 온차를 대접하면서 복음을 전했다. 초등생 전도팀은 풍선아트를 선보이면서 아이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정희(24) 전도사는 일일 전도를 위해 풍선아트 처음 배웠다고 했다.
이날 전도 용품은 학생들의 자비량으로 준비됐다. 학생들은 인당 2만원씩 회비를 걷어 헌금과 전도 용품 구매에 절반씩 사용했다고 한다. 초등생에게 나눠줄 선물이 부족할까 봐 핸드크림 필기도구 인형 등을 별도로 준비해 온 학생도 적지 않았다.
학생들은 이날 사역을 통해 도전받은 모습이었다. 정지용(26) 전도사는 “소속 교회 전도 일정이 학교 수업 날 잡혀 있단 핑계로 그간 전도에 소홀했다”며 “초등부를 맡고 있는데 앞으로 따로 시간을 내 학생들과 함께 전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교회 김규일 목사는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주일학교가 사라졌다”며 “매주 금요일마다 초등학교 앞에서 전도했는데 출석으로 이어지진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김 목사는 “비록 하루지만 오늘 전도사님들의 수고가 열매를 맺을 줄로 믿는다. 오늘 ‘친구들과 함께 교회에 오겠다’던 아이가 있었다”며 “저뿐만 아니라 성도들도 더 열심히 전도할 힘을 얻었다”고 전했다.
시흥=글·사진 이현성 기자 sag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