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마약 범죄 크게 늘었다…국내선 감소한 ‘투약’ 유형 급증

입력 2023-10-25 13:37 수정 2023-10-25 16:26

제주지역에 마약사범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제주연구원이 대검찰청 마약류 동향 등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제주지역 인구 10만명 당 마약류사범수는 2018년 8.4명에서 2022년 16.7명으로 5년만에 2배 가까이 늘었다. 제주는 광주·전남, 전북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증가 폭이 컸다.

마약류사범수는 2018년 56명, 2019년 89명, 2020년 93명으로 늘어난 뒤 2021년 75명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113명으로 다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국에서 마약류사범수가 가장 많았던 지역은 인천·경기로 3530명에서 5559명으로 1.5배 늘었다. 서울은 2677명에서 4640명으로 1.7배, 부산은 1125명에서 1159명으로 소폭 증가했다.

제주는 마약류사범수가 전국 11개 권역에서 가장 적다. 하지만 최근 사범수 증가 폭이 타 지역 상황을 크게 상회하는 데다, 관광객이나 외국인 등 일시 체류객이 많아 향후 마약범죄 발생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측됐다.

제주는 투약 범죄 증가 폭이 큰 것으로도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 투약 범죄는 2021년 대비 0.39% 감소했으나, 제주는 오히려 106.5% 증가했다.

2018년부터 2022년 8월까지 제주에서 발생한 총 310건의 마약범죄를 유형별로 나누어 보면 투약이 211건(68.1%)으로 가장 많고, 매매 60건(19.4%), 소지 30건(9.7%), 밀수 5건(1.6%), 밀경과 제조가 각각 2건(0.6%)을 차지했다.

연령별로는 30대가 103명(33.2%)으로 가장 많았다. 20대·40대는 각 78명(25.2%), 50대 33명(10.6%)이었다.

20대 마약사범이 전년 대비 2.5배 늘어나 제주도의 청년 세대까지 마약범죄가 스며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마약사범은 연례적으로 30대가 가장 많은데, 8월 기준으로 20대가 30대보다 3건 더 많았다. 외국인에 의한 마약 범죄도 22건(7.1%)으로 나타났다.

실제 제주에선 2022년 1월 서귀포의 한 펜션에서 대마초를 흡입한 관광객이 검거됐다. 같은 해 4월에는 필로폰을 투약·소지한 채 입도하려던 폭력조직원이 경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제주지역은 매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실시하는 국민인식도 조사에서도 타 지역과 달리 마약류에 대한 인식이 2020년 83.1점에서 지난해 75.5점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UN은 마약류사범수를 기준으로 마약 청정국을 규정한다. 일반적으로 인구 10만명당 20명 미만일 때 마약 청정국이라 한다.

과거 우리나라는 마약 청정국으로 인식됐으나 2016년 마약류사범수는 인구 10만명당 25.2명으로 조사돼 마약청정국의 명성을 상실했다.

제주연구원 관계자는 “최근 마약 범죄가 젊은 층으로 확대되고, 마약류 유통 구조도 복잡해지고 있다”며 “지역사회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