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혁신위 첫 일정으로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하겠다고 25일 밝혔다.
혁신위 주요 키워드로 ‘통합’과 ‘변화’를 꼽은 상황에서 광주 방문을 시작으로 통합 행보를 본격화하겠다는 것이다.
인 위원장은 26일 혁신위 인선을 발표한 뒤 당 쇄신 작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인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원들이 정해지면 제가 5·18(묘지)에도 모시고 갈 것”이라며 “(혁신위) 출발은 그게 맞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인 위원장은 이어 “제가 여기 온 것은 제 얼굴 자체가 좀 다르지 않나. 변화를 상징한다. 변화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도 2020년 8월 5·18민주묘지를 찾아 이른바 ‘무릎 사과’를 했었다.
보수계열 정당 대표가 5·18민주묘지를 방문해 무릎을 꿇은 것은 처음이라 상징성이 큰 사건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인 위원장은 정부·여당에 쓴소리를 주저없이 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인 위원장은 “당하고도 허심탄회하게 거침없이 대화할 것”이라면서 “당대표는 물론이고 기회가 주어지면 대통령과도 거침없이 이야기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인 위원장은 그러면서 “제가 살아가면서 잘한 일도 있고 못한 일도 있고, 누구 가족처럼 복잡한 일도 있고, 저는 재혼한 사람”이라며 “제가 좀 망가져도, 희생돼도, 여기서 굉장히 상처를 많이 받아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인 위원장은 혁신위가 내년 총선 공천 룰까지 들여다볼지를 묻는 말에 “집 같은 건 기초를 잘 다져놓으면 잘 되리라 본다”고 답했다.
인 위원장은 또 “당내 낙동강 하류 세력은 뒷전에 서야 한다”는 발언이 ‘영남 물갈이론’으로 해석된다는 질문에는 “낙동강 하류는 6·25 때 우리를 지킨 곳이다. 이후 많은 대통령이 거기에서 나왔다. 좀 더 다양성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이야기한 것“이라고 답했다.
인 위원장은 또 “농담도 못 하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인 위원장은 자신의 발언을 놓고 당 일각에서 비판이 제기되자 일단 한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인 위원장은 천하람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에게 혁신위원을 맡아줄 것을 재차 요청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천 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에 나와 “어젯밤 위원장님이 ‘혁신위원으로 추천하려고 하는데, 특별한 의견이 없으면 당연히 추천하겠다’고 했다”며 “잠깐 생각해 본 다음 ‘저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천 위원장은 이어 “‘최재형 혁신위’ (위원을) 했었고, 직업이 혁신위원도 아닌데 연달아 하는 하는 건 맞지 않는다고 말씀드렸다”며 “혁신위원도 결국 개개인에게 나오는 콘텐츠가 중요한데,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미 당의 기록을 찾아보면 다 있을 거라 말씀드렸다”고 덧붙였다.
천 위원장은 그러면서 “김기현 대표에게 ‘사퇴하라’고 할 정도 혁신안이 안 나오면 혁신위가 그렇게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혁신위 하게 되면 굉장히 중요한 이슈 중에 하나가 건강한 당정 관계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