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전국 국립대 의대에 정시모집으로 입학한 학생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이 n수생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시모집 결과 단 1명만 고교 예정자이고 나머지는 모두 n수생인 대학도 있었다. 의대 진학을 위해 재수·삼수생들이 늘어나는 등 ‘의대 쏠림’ 현상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국 10개 국립대 의대에서 제출받아 분석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정시모집을 통해 입학한 학생은 모두 1121명이었다. 이 가운데 n수생은 911명으로 81.3%에 달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1학년도에는 정시 신입생의 84.2%(386명 중 325명)가 n수생이었다. 2022학년도에는 82.0%(373명 중 306명), 2023학년도에는 77.3%(362명 중 280명)가 n수생이었다.
국립대 의대인 A대학의 경우 2022학년도 정시모집으로 신입생 29명이 입학했는데, 이 가운데 ‘현역’인 고교 졸업예정자는 단 1명뿐이었다. 나머지 28명(96.6%)은 n수생이었다. 이듬해에도 정시 신입생 30명 가운데 ‘현역’은 2명뿐이었다. 나머지 28명(93.3%)은 n수생이었다. 이 대학의 경우 고3 학생이 정시에 합격하기를 기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다른 대학들의 사정도 비슷하다. 또 다른 국립대 의대인 B대학의 경우 2021학년도 정시모집 신입생 55명 가운데 50명(90.9%)이 n수생이었다. C대학의 경우 2022학년도 정시 신입생 20명 가운데 18명(90.0%)이 n수생이었다.
안 의원은 “의대 열풍과 재수생 증가는 우리나라 교육 현실과 입시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며 “의대 쏠림 현상으로 학생·학부모는 물론 대학과 사회가 부담해야 하는 사회적 비용도 커지고 있기 때문에 국회와 교육부, 국가교육위원회, 학교가 머리를 맞대고 공론화를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