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물범 사체들이 해안가 가득…아르헨서 무슨일이

입력 2023-10-25 07:03 수정 2023-10-25 10:22
아르헨티나 해안가에서 발견된 남방코끼리물범 사체. 아르헨티나 야생동물보존협회 보도자료, 연합뉴스

남미 아르헨티나에서 코끼리물범이 집단 폐사한 것과 관련해 ‘조류인플루엔자’ 감염 가능성이 제기됐다.

24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야생동물보존협회(WCS)에 따르면 최근 남부 추부트주 발데스 반도 해안가에서 코끼리물범 사체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부에노스아이레스 중앙국립대 연구팀과 함께 실태 조사에 나선 WCS는 죽은 개체는 주로 새끼 코끼리물범이라고 밝혔다. 추부트 지역은 남방코끼리물범 주 서식지다.

주목할 점은 새끼 폐사율이다. 올해는 폐사율이 이례적으로 높은 56~74%로 나타났다. WCS는 관련 보고서에서 “일반적으로 남방코끼리물범 번식기(9~10월) 동안 새끼 폐사율은 1% 미만으로 유지된다”며 “그 기록은 아르헨티나에서 지난 수십년간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성체 개체 수 역시 평소보다 40~70% 감소했다고 WCS는 덧붙였다.

연구팀은 코끼리물범들이 죽기 전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사체에서 발견된 임상 징후에 따른 추정이다. 실제 현지에서는 제비갈매기를 비롯해 조류인플루엔자에 걸려 죽은 개체들이 여럿 발견되기도 했다.

WCS는 “(코끼리물범) 사체에서 샘플을 채취해 고병원성(H5N1) 조류인플루엔자 감염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며 “만약 조류인플루엔자 항원이 검출된다면 이는 코끼리물범의 대량 폐사에 조류인플루엔자가 영향을 미친 세계 최초의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