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토교통위원회 위원들이 24일 경기도 양평 남한강 휴게소를 현장 조사한 뒤 윤석열 대통령 대학 동문이 운영권에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집중 제기했다.
이들은 이 의혹이 감사원 감사 요청, 나아가 국정조사까지 필요한 사안임을 강조했다.
국토위 소속 최인호·이소영·한준호·조오섭·박상혁·홍기원·김민철 민주당 의원은 이날 경기도 양평의 서울~양평 고속도로 강상면 종점에서 1㎞ 거리에 위치한 남한강 휴게소를 방문해 현장을 점검하고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민주당 국토위원들이 남한강 휴게소에 갖고있는 의문점은 크게 4가지다.
첫째는 완공 4개월만 남겨 내부 인테리어만 하면 되는 휴게소가 왜 갑자기 민자전환돼 민간 사업자 ‘위즈코프’가 단 16%의 비용만 내고 15년 운영권을 보장받게 됐냐는 것이다.
위즈코프는 윤 대통령의 대학 동문이 운영하는 회사다.
남한강 휴게소는 도로공사가 총 건설비 약 274억원 중 약 229억원(84%)을 투자해 공사했다. 위즈코프는 단 16%(약 45억원)만 투자하고 15년 운영권을 보장받는다.
이런 사업 유형은 재정고속도로 휴게소 207개 중 한 번도 적용된 적 없는 이례적인 것이라는 게 민주당 주장이다.
기존 184개(90%) 휴게소는 도로공사가 건설한 뒤 민간사업자에 5~10년 임대하는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됐다. 23개(10%)는 민간사업자가 100%를 투자해 25~30년 운영권을 보장받았다.
둘째는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전 의원 출신인 함진규 도로공사 사장이 올해 2월 임명된 뒤 위즈코프에 특혜를 주기 위해 급격하게 사업 방식을 전환한 것 아니냐는 점이다.
이날 현장에 나온 도로공사 관계자는 도로공사가 건설해 민간에 임대한 내린천 휴게소의 사업자가 운영권을 포기하는 등 휴게소의 수익성 저하 문제로 고심하던 상황에서 함 사장이 “휴게소 개념을 바꾸자, 명품 휴게소를 만들라”는 지시를 해 사업 방식을 전환한 것이라 해명했다.
첨단 기술을 적용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업체에 일부 사업 비용을 받고 운영권을 준 것이라는 설명이다.
도로공사 계획에 따르면 위즈코프는 남한강 휴게소에 디지털 사이니지, 드론파크 등 ‘첨단 서비스’와 루프탑 애견파크 등 ‘창의적 서비스’ 시설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가장 처음 의혹을 제기한 이소영 의원은 “왜 이 휴게소만 이례적으로 첨단 시설을 도입한다는 것이냐”면서 “위즈코프는 휴게소 4곳을 운영 중인데, 그 중 첨단 휴게소는 한 곳도 없다”고 지적했다.
셋째는 도로공사가 함 사장 취임 뒤인 지난 5월 회계법인에 의뢰해 진행한 ‘신설 휴게시설 사업자 타당성 조사’ 연구에서 남한강 휴게소 기준교통량 산정시 서울~양평 고속도로의 예상 통행량을 누락했다는 점이다.
당시 서울~양평 고속도로는 강상면 종점으로 예비타당성조사가 통과하면서 국비 투입이 정해진 상황이었는데, 이 도로의 통행량을 연구에서 배제해 휴게소 수익성을 저평가한 게 민자 전환이라는 결과를 내기 위한 ‘꼼수’ 아니었냐는 것이다.
마지막은 위즈코프가 지난 대선 당시 후보였던 윤 대통령의 여론조사 등락에 따라 주가가 변동하는 등 ‘윤석열 테마주’ 업체로 꼽혀왔다는 점이다.
이 의원은 “업체와 윗선, 업체와 함 사장의 관계 등에 대한 증언이 있어 검증 중”이라며 “향후 국토위 종감과 예결위 질의를 통해 이 내용을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한강 특혜 의혹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의혹과는 별개 사안”이라며 “경우에 따라 추가 국정조사가 필요할 수도 있고, 최소한 상임위 의결로 감사원 감사 요청이 필요한 사안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양평=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