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축사(귀신을 물리쳐 내쫓음) 유튜버 ‘브라더 혁(Brother Hyeok)’이 세를 불려가고 있다. 두 달 전 구독자 11만명을 보유했던 그의 채널 구독자는 현재 15만명을 넘어섰다. 약 40% 성장한 셈이다. 이단전문가들은 추종자가 늘어나는 건 시간 문제라며 주요 교단에 이단 결의를 요청했다.
채널 운영자인 박모씨의 영상엔 ‘귀신’이 빠지지 않는다. 그는 지난 5월부터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페루 브라질 도미니카 공화국 등 남미 지역에서 축사 집회를 열고 영상 10여편을 올렸다. 가장 최근 사역은 지난달 18일 일본에서 진행됐다.
축사 현장을 담은 영상엔 공통점이 있다. 박씨가 입김을 ‘후’ 불면 귀신은 두려워한다. 박씨가 사람들 머리에 손을 얹으면 당사자들은 속수무책 뒤로 쓰러진다. 귀신은 인간의 몸에 좀 더 머물게 해달라고 박씨에게 빌기도 한다. 축사는 항상 성공한다. 영상은 “예수님 감사합니다” “박씨 등 뒤에 예수가 있다” 등 긍정적인 반응으로 마무리된다.
하지만 박씨의 축사 사역엔 몇 가지 빈틈이 보인다. 의식이 있는 듯 귀신들린 사람은 때때로 마이크에 직접 입을 가져다 댄다. 또 귀신은 영적인 존재지만 통역을 거치기 전엔 답하지 않는다. 박씨는 당사자 발을 밧줄로 묶고 뒤로 잡아당기는 시늉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당사자는 박씨의 힘 반대 방향으로 넘어진다.
박씨는 자신의 정체성을 직통 계시에서 찾는다. 그는 지난 6월 올린 ‘목사 안수’ 영상에서 “1월에 주님께서 ‘이제는 교회의 영적 아비가 돼라’고 새로운 메시지를 주셨다”고 했다. 또 다른 영상에서 박씨는 “기도 응답을 받은 뒤 제자들을 모아놓고 향후 사역을 논의했다”는 등 선구자 역할을 자처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박씨가 주장하는 직통 계시엔 이단성 소지가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탁지원 현대종교 소장은 24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연출로 보이는 콘텐츠를 활용해 박씨가 사람들을 현혹하고 있다”며 “최근 들어 그와 관련한 상담 요청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고 했다. 탁 소장은 “박씨는 미국 한인교회 분열을 일으킨 장본인이고 그의 추종 세력은 온·오프라인에서 음모론을 펼치고 있다”며 “목사 안수조차 받지 않은 그를 방관하면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씨의 채널엔 최근 한 달 기준 사흘 간격으로 영상이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그가 대표로 있는 ‘브라더혁 미니스트리’는 아직 한국교회 주요 교단으로부터 이단으로 지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취재진이 주요 교단 이단대책위원회에 ‘이단 결의 가능성’을 문의했으나, 관계자들은 “총회 안건으로 올라와야 이단 결의가 가능하다. 지금까지 관련 안건은 없었다”고 답했다. 다만 유영권 한국기독교이단대책위원장협의회 회장은 “박씨의 사역은 전형적인 신사도운동으로 보인다”며 “주요교단들이 신사도운동을 이단 결의 요건으로 보고 있는 만큼 문제 제기만 되면 이단 결의에 큰 어려움은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민일보는 브라더혁 미니스트리와 통화를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이현성 기자 sag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