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에 이어 민주노총이 노동조합 회계 공시제도에 동참하기로 했다.
그간 정부는 ‘노조의 회계 투명성 강화’를 명분으로 양대 노총의 공시제도 참여를 강하게 압박해왔다.
민주노총은 24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회계 공시제도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결정 이유에 대해서는 “민주노총 방침과 결정에 따라 투쟁해온 조합원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기 위함”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윤석열정부는 노조 회계 시비를 중단하고 노조 탄압과 노동개악을 중단하라”며 “상급 단체가 있는 노조에 삼중, 사중으로 회계 공시의무를 부과해 노조의 단결을 억제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개정된 노조법·소득세법 시행령은 모법이 위임하지 않은 내용을 노조에 강요해 위임입법 범위를 일탈한 것”이라면서 “부당한 노조법·소득세법의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노조법·소득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회계를 공시하지 않는 노조엔 연말정산 때 세액공제 혜택을 받지 못하게 하는 강수를 뒀다.
이전까지는 노조비가 지정기부금으로 분류됐기 때문에 납부금의 15%(1000만원 초과 시 30%)가 세액에서 공제됐다.
예컨대 지난해 기준 평균 월급은 352만6000원이었는데, 이 중 1%를 노조비로 납부한다고 가정하면 세액공제 금액은 6만3468원이 된다.
노조가 회계 공시제도에 참여하지 않으면 이같은 혜택을 포기해야 되는 상황이었다.
노동부는 회계 공시 의무를 조합원 1000명 이상 노조에만 부여했지만, 상급 단체가 회계를 공시하지 않으면 산하 조직도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연좌제’ 방식을 채택해 양대 노총을 압박해왔다.
한국노총은 전날 “조합비 세액공제 혜택 제외 등 조합원 피해가 없도록 하기 위함”이라며 회계를 공시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회계를 공시한 노조는 36곳(5.3%)이다.
회계 공시 의무를 지는 노조는 한국노총 가맹 노조와 산하 조직 303곳, 민주노총 가맹 노조와 산하 조직 249곳을 포함해 총 673곳이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