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토막 에코프로… 이번엔 前회장 ‘주식 해킹’ 논란

입력 2023-10-24 17:00
에코프로비엠 청주 오창 본사. 사진 에코프로비엠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의 주식매매가 투자심리를 또 얼어붙게 했다. 법정 구속돼 복역 중인 이 전 회장 계좌에서 에코프로 주식이 의도치 않게 매도됐다는 사실이 악재로 작용했다. 에코프로는 이 전 회장의 개인정보가 해킹당한 것을 원인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이 전 회장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매매해 법정 구속된데다, 증권사 전산 시스템을 뚫고 계좌를 해킹한 경우가 흔하지 않는 만큼 시장의 의구심은 커지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 주가는 장중 한때 전 거래일보다 4만5000원(6.16%) 하락한 68만5000원에 거래됐다. 에코프로 주가가 장중 60만원대에 거래된 것은 넉 달 만이다. 주가는 이날 오후 들어 기관의 매수세에 낙폭을 회복해 전 거래일보다 2만2000원(3.01%) 오른 75만2000원으로 마감했지만, 고점과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그룹 총수인 이 전 회장의 주식매매가 시장에서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전 회장은 2020~2021년 그룹 계열사 에코프로비엠의 대규모 공급계약 소식을 공시하기 전 다른 사람 이름으로 주식을 미리 산 뒤 되팔아 11억원의 차익을 챙긴 혐의로 구속돼 현재 복역 중이다. 올해 8월 대법원은 이 전 회장에게 징역 2년과 벌금 22억원, 추징금 11억여원을 선고한 원심을 상고 기각으로 확정했다.

이번 주식매매는 이 전 회장의 의도가 아니라는 것이 에코프로의 설명이다. 이 전 회장의 명의와 계좌정보가 3자에게 무단으로 도용돼 동의 없이 일부 지분이 매도됐다는 것이다. 에코프로는 이달 16일과 17일, 19일 이 전 회장이 보유한 에코프로 주식 중 일부인 2995주가 매각됐다고 전날 공시했다. 매도 규모는 16일에 215주, 17일 1000주, 19일 1740주로 총 24억9877만원어치다. 이번 매각으로 이 전 회장 지분은 0.01%포인트 줄어든 18.83%가 됐다.

에코프로는 주당 100만원을 돌파해 ‘황제주’로 불리며 올해 이차전지 테마를 이끄는 대장주 역할을 했다. 올해 7월 26일에는 장중 주당 153만9000원까지 오르며 역사상 최고점을 다시 썼다. 다만 그 이후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으며 약 석 달 만에 51.1% 하락했다. 고금리 압박에 전 세계 전기차 성장 둔화 등으로 주가가 꾸준히 내린 탓이다. 자회사 에코프로비엠 역시 이날 고점(58만4000원) 대비 60.0% 하락한 23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