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겸 총리와 양국 간 경제·국방·안보 등 포괄적인 분야에서 상호협력을 한층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한·사우디 공동성명이 나온 것은 1980년 최규하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 이후 43년 만이다.
양국은 모두 44개 항으로 구성된 공동성명의 첫째 항에서 “2022년 수교 60주년을 맞이해 수립한 ‘미래지향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지속 심화·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또 “1962년 수교 이후 교역규모가 400배 증가하고 양국 간 경제협력이 상당히 높은 수준에 도달한 점을 환영한다”며 “상호 투자를 더욱 확대할 여지가 크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양국은 이어 “네옴 프로젝트를 비롯해 사우디가 추진 중인 키디야·홍해 개발·로신·디리야 등 기가 프로젝트와 이에 연관된 인프라 사업의 성공을 위해 함께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총 5000억 달러(676조2500억원)의 사우디 ‘오일머니’가 투입되는 네옴시티 사업에 한국기업의 참여 기회도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지난 23일 한·사우디 정상회담을 계기로 모두 51건, 156억 달러(약 21조원) 규모의 투자계약 또는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는데, 이번 공동성명을 통해 첨단제조·신산업·청정에너지 부문으로 협력범위가 대폭 넓어졌다.
공동성명에는 국방·방산·안보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 방안도 포함됐다.
양국은 “국방 및 안보 분야에서 양국 공통의 이익에 부합하고, 지역 및 국제안보와 평화 구축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국방·방산 분야에서 협력과 조정을 증진하고자 하는 의지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윤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계기로 한국의 대공방어체계와 화력무기 등 K-방산의 사우디 대규모 수출 논의가 성사 막바지 단계에서 진행되고 있다.
국제 및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파트너십 범위도 확대된다.
양국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국제법과 국제인도법에 따라 민간인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사우디 정상은 또 북한의 핵·탄도 프로그램 및 무기 이전 등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을 규탄했다.
리야드=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