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가꾸면 잠 더 푹 잘 수 있다”…농진청, 수면장애 감소 확인

입력 2023-10-24 10:48
전북 완주군 한 아파트의 주민들이 텃밭을 가꾸는 모습 캡처 사진. 농업진흥청 제공.

농촌진흥청은 규칙적인 텃밭 가꾸기가 수면장애 극복에 도움을 주는 것을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농진청은 국제성모병원 수면의학연구소와 함께 텃밭 가꾸기가 수면의 질에 미치는 효과를 과학적으로 검증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수면장애를 겪는 19명을 대상으로 주 1회 2시간씩 12번에 걸쳐 텃밭 가꾸기를 하도록 하고 수면의 질(PSQI) 지수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시민들은 밭이랑 만들기, 퇴비 만들기, 상추 재배 등의 활동에 참여했다.

연구 결과 참가자들의 PSQI 지수는 9.1점에서 5.4점으로 개선됐다. PSQI 지수는 총합 점수가 높을수록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수면 효율이 낮은 참여자들은 텃밭 가꾸기를 통해 수면 효율이 크게 향상됐다.

객관적 수면 효율이 낮았던 참가자 13명의 총 수면시간은 평균 329분에서 371분으로 40분 이상 늘었다. 또 잠들기까지 걸린 시간(수면잠복기)은 21분에서 11분으로 줄었다. 신체활동도 좋아져 고(高) 신체활동군은 처음 8명에서 12명으로 늘었다.

김광진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과장은 “불면증 환자뿐 아니라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생활로 수면에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성별, 연령대별 수면의 질, 신체 운동량, 스트레스 등을 과학적으로 검증하겠다”며 “텃밭 가꾸기가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자연 치료이자 여가 활동으로 확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혜윤 국제성모병원 수면의학연구소 교수는 “그간의 수면 치료는 잠을 재우는 데 한정된 면이 있었지만 텃밭 활동은 건강하고 활기차게 낮 시간을 보내는 데 방점을 찍었다”면서 “신체활동과 햇볕 쬐는 시간의 긍정적 효과를 도시민들이 몸소 체험하길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수면은 낮 동안 쌓인 신체적·정신적 피로를 풀고 면역 체계 강화를 위해 꼭 필요한 시간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성인의 73.4%는 수면장애*를 겪고 있으며, 수면장애 환자는 2021년 기준 68만 9,151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