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中외교부장 이번주 미국 간다… 美中 정상회담 준비

입력 2023-10-24 08:22 수정 2023-10-24 08:25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미국을 방문한다. 다음 달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중 정상회담을 추진하기 위한 준비 작업으로 풀이된다. 미국 국방부는 ‘중국판 샹그릴라 대화’ 샹산포럼에 초청받아 미·중 간 군사 소통도 이어지게 됐다.

미 국무부는 23일(현지시간) “토니 블링컨 장관이 오는 26~28일 워싱턴DC에서 왕 부장을 맞이할 예정”이라며 “양국 관계를 책임 있게 관리하고 열린 소통 채널을 유지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국무부는 “양자 및 역내 이슈, 글로벌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며 “미국은 외교를 통해 국익과 가치를 증진하고 이견이 있는 이슈는 해결하며 초국가적인 공동 과제에서 진전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방문은 미·중 간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구체적인 의제 설정 등 협의를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6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APEC 정상회의 때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 주석 경제 책사로 불리는 허리펑 부총리도 조만간 미국을 방문해 재닛 옐런 재무장관,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등과 만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내수 부진과 수출 감소, 부동산 위기 등에 따른 경기침체 극복을, 미국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긴장 관리를 원하고 있어 정상 간 대화 요인이 많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도 격화하는 만큼 이에 대한 논의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마이클 체이스 국방부 중국 담당 부차관보는 이날 애틀랜틱카운슬 주최 세미나에서 중국의 샹산포럼 참석 초청을 수락했다고 말했다. 중국은 올 초 정찰위성 문제로 미국과 갈등을 빚은 뒤 여름부터 고위급 대화를 재개했지만, 국방 분야 대화는 거부해 왔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이 중국 카운터파트를 만난 건 지난해 11월 캄보디아에서 열린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가 마지막이었다.

체이스 부차관보는 “중국군은 지난 몇 년간 미국과의 대화를 거부해왔다”며 “앞으로 수개월 내에 그렇게(군간 대화 재개) 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일라이 래트너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도 “다음 달 열리는 아세안 국방장관회의에서 (중국과의) 잠재적 기회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