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선균(48)씨가 받는 마약 투약 혐의의 구체적인 내용은 그가 올해 초부터 서울 강남 유흥업소 실장 A씨(29·여)의 자택에서 여러 차례 대마초 등 마약을 투약했다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씨가 대마뿐만 아니라 여러 종류의 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대마 등 혐의로 이씨를 형사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이씨의 신분은 피의자로 전환됐다.
경찰은 또 마약류관리법상 향정 혐의를 받는 A씨를 구속하고, 같은 유흥업소에서 일한 20대 여성 종업원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씨는 A씨의 서울 소재 자택에서 여러 차례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경찰은 정식 수사 전 단계인 입건 전 조사(내사)를 통해 이씨가 수사 대상이 되는지를 확인했다.
이후 사건 관련자의 진술 외 또 다른 단서를 확보해 이씨를 입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 혐의와 관련해 구체적인 단서를 확보하고 피의자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이씨의 신분이 내사자에서 피의자로 전환됨에 따라 경찰은 조만간 출석 통보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씨를 제외한 나머지 마약 투약 관련 내사자 5명 중에는 재벌가 3세 B씨와 가수 지망생 C씨 등 마약 투약 전과가 있는 이들도 포함됐다.
다만 B씨와 C씨는 이번 사건에 연루된 또 다른 인물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름만 나온 상황일 뿐 혐의가 구체적으로 드러나진 않았다.
대형 법무법인 소속인 이씨의 변호인은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사건 의뢰인인) 이씨와 최근 한 차례 만나 간단한 미팅을 했다”며 “이씨는 (내사 대상자로 함께 언급되는) B씨뿐만 아니라 C씨와도 전혀 알지 못하는 사이”라고 주장했다.
“마약 투약 의혹을 인정하느냐 아니면 부인하는 입장이냐”는 질문에는 “아직 말하기 어렵다”며 “성실하게 경찰 조사를 받겠다”고 답했다.
이씨의 변호인은 마약 투약 혐의와 별개로 A씨가 이씨를 협박해 수억원을 뜯어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씨는 “마약 사건과 관련해 협박당했고 수억 원을 뜯겼다”며 최근 변호인을 통해 공갈 혐의로 A씨를 검찰에 고소했다.
A씨는 올해 이씨와 10여차례 전화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씨의 피해 금액은 3억5000만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씨의 변호인은 “일단 2명을 피고소인으로 고소장을 제출했지만 1명인지 2명인지는 우리도 알 수 없다”며 “피해 금액도 수억원이며 특정 금액을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천지검 마약범죄 특별수사팀(부장검사 이영창)은 이씨가 A씨를 고소한 공갈 사건을 이날 인천경찰청에 이송했다.
검찰 관계자는 “관련 (마약) 사건을 조사 중인 경찰이 같이 수사하는 게 낫다고 판단해 사건을 이송했다”고 말했다.
1999년에 데뷔한 이씨는 드라마 ‘파스타’와 영화 ‘끝까지 간다’ 등 많은 작품에 출연한 톱스타급 배우로 꼽힌다.
2019년에는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 주연으로 출연해 세계 영화계에도 잘 알려져 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