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국빈방문을 계기로 양국 간 방위산업 협력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의 대공방어체계와 화력무기 등 K-방산의 대규모 사우디 수출이 조만간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인 173억 달러(23조 4000억원) 수출 실적을 올렸던 K-방산의 외연이 더욱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22일(현지시간) 사우디 현지 브리핑에서 “방위산업은 사우디와의 협력에서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대공방어체계, 화력무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규모 방산협력 논의가 막바지 단계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이어 “일회성 협력이 아닌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방산 협력 프로그램을 논의하고 있다”며 “이는 우리의 방산 수출 성과를 한층 확대하는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국빈방문 기간 체결될 방산 분야 수출 계약 및 양해각서(MOU)는 대통령실이 한·사우디 정상회담을 계기로 발표했던 51건, 156억 달러(약 21조원) 규모의 투자 약속과는 별개로 진행되는 것이다.
대통령실은 사우디와 논의 중인 방산협력의 구체적인 규모에 대해서는 사우디 안보전략 노출 등을 이유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성사단계에 와 있고, 그 규모와 액수는 상당히 크다”고 강조했다.
앞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겸 총리는 지난해 11월 방한 때 중거리 지대공 요격체계 ‘천궁-Ⅱ’ 등에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는 22일 한·사우디 정상회담에서 이스라엘과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 간 무력충돌 등 중동정세에 관한 의견도 교환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역내 안정과 평화 회복을 위해 필요한 역할과 기여를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국은 국제법령에 따라서 이 문제가 충분히 그리고 확실하게 인도적인 견지에서 존중되고 다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빈 살만 왕세자가 “현재 분쟁 중에 특정한 한 편을 일방적으로 편드는 것 같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한·사우디 정상회담 직후 이어진 국빈오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도 동석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관례상 이런 경우도 좀처럼 없다고 한다”며 “사우디 측에서 우리나라 대표적인 기업의 총수가 참석해서, 해당 장관들, 그리고 사우디의 국부펀드를 운용하는 책임자들과 직접 대화하고 싶었던 모양”이라고 말했다.
리야드=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