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 분장하면 지하철 못타!”…中광저우 제한 나서

입력 2023-10-23 16:54
중국 광저우의 한 지하철역에서 승객들이 핼러윈 분장을 지우는 모습.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캡처

핼러윈을 앞두고 중국 광둥성 광저우의 일부 지하철역에서 공포스러운 분장을 한 승객의 지하철 탑승을 제한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SNS에는 최근 ‘화장을 지우는 지하철역’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확산했다.

커다란 쓰레기통 옆에 세안제와 휴지가 올려진 책상이 있고 그 주변에서 젊은 여성들이 자신의 스마트폰을 거울삼아 화장을 지우는 모습을 찍은 영상이다.

해당 영상은 ‘#지하철 보안이 승객들에게 화장을 지우라고 요구한다’는 해시태그와 함께 빠르게 퍼져나가며 주목받았다.

광저우 지하철 당국은 현지 매체 샤오샹신보에 “핼러윈 활동 중 승객이 무서운 화장을 하면 우리는 지하철역에 들어오기 전 화장을 지우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SCMP는 “광저우 도시철도의 승객 지침은 맨발로 다니거나 공포를 유발하는 옷이나 화장을 금지하고 있다”며 “이는 핼러윈 분장이 승객들에게 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금지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핼러윈 축제를 개최하는 광저우의 창룽 테마파크 인근 한시 창룽 지하철역에서 이런 규정이 적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역의 역무원들은 승객들이 지하철 탑승 전 화장을 지울 수 있도록 물과 휴지, 면봉, 세안제 등을 제공한다.

중국 네티즌들은 해당 역의 조치에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지적한 이들은 “승객의 편의를 위해서 화장 제거소를 설치했다고 하는데, 화장을 지우지 않는 게 더 편하다. 할 일이 없는 사람이 만든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한쪽에선 “놀이공원에서 노는 것은 자유지만, 지하철 내에 있는 승객들은 무서울 수 있다” “지하철 승객 입장에서 핼러윈 분장을 한 사람은 공공장소에서 시끄럽게 하는 사람들처럼 민폐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