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사우디의 잠재력과 한국의 기술력을 결합하면 상호 보완적인 협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사우디 일간지 ‘알 리야드’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앞으로도 건설·인프라 분야뿐만 아니라 에너지, 투자,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이 확대돼 나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윤 대통령은 24일까지 이어지는 사우디 국빈방문 기간 동안 양국 간 경제협력을 심화시키는 ‘중동 2.0’ 세일즈 외교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사우디의 ‘비전 2030’과 ‘네옴시티’ 등 오일머니를 기반으로 한 대규모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리야드 시내의 사우디 내무부 청사가 바로 한국 기업(현대건설)이 건설한 건물”이라며 “사우디가 네옴과 같은 신도시를 건설하는 과정에도 한국 기업이 좋은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 북서부 홍해 인근에 서울 면적의 44배에 달하는 초대형 도시를 건설하는 네옴시티 프로젝트는 사업 규모가 5000억 달러(약 670조원)에 달한다.
윤 대통령은 또 “한국은 경제발전 노하우와 우수한 한국 기업의 역량을 바탕으로 사우디가 비전 2030을 효과적으로 실현하는 데 지속적으로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비전 2030은 사우디가 석유산업에 기반한 경제구조를 비석유산업 위주로 재편하기 위해 2016년부터 추진 중인 경제개혁 프로그램이다.
윤 대통령은 전날 리야드에 도착했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탄 대통령 전용기(공군 1호기)가 사우디 영공에 진입하자 사우디 측 F-15 전투기 2대가 양옆을 호위 비행했다.
윤 대통령은 도착 직후 사우디 왕국의 기원으로 알려진 ‘디리야 유적지’를 사우디 투자부 장관과 개발청장, 사우디 공주 등과 함께 방문했다. 현재 사우디는 유적지 주변에 최고급 빌라와 타운하우스, 병원, 쇼핑센터 등을 건설하는 200억 달러 규모의 ‘디리아 게이트’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사우디 투자부 장관은 윤 대통령에게 구체적인 분야와 특정 한국 기업 이름까지 거론하며 “한국 기업들이 디리야 개발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리야드=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