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스컬리스 원내대표에 이어 짐 조던 법사위원장까지 당내 반발로 공화당 하원의장 후보직에서 낙마했다. 공화당은 3번째 당내 경선을 준비하고 있지만, 분열이 심화하면서 초유의 하원 리더십 공백 사태가 길어질 우려가 커졌다.
CNN은 21일(현지시간) “공화당이 오는 24일 3차 하원의장 후보 경선을 열 것으로 보인다”며 “케빈 매카시 전 의장 축출 이후 교착상태를 해결하기 위한 공화당 회의에서 좌절과 분열이 더 심해졌다”고 보도했다.
앞서 조던 위원장은 전날 본회의에서 의장 당선에 실패하자 당 하원의장 후보직 유지를 묻는 비공개 투표를 요청했다. 1차 본회의 투표 당시 20명이었던 공화당 이탈표가 2차 22명, 3차 25명으로 점차 확대되자 당내 신임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비공개 투표에서 조던 위원장은 공화당 전체의 40%도 안 되는 겨우 86명의 지지만 받아 후보직을 반납했다.
스컬리스 하원 원내대표도 지난 11일 공화당 경선에서 승리해 의장 후보가 됐지만 당내 반대로 이튿날 후보직에서 물러났다.
유력 주자 2명이 중도 낙마하면서 차순위 후보들이 대거 의장직 도전에 나섰다. 현재 출마를 선언했거나 출마 의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하원의원은 톰 에머, 케빈 헌, 바이런 도널즈, 조디 애링턴, 오스틴 스콧, 피트 세션스, 마이크 존슨, 잭 버그먼, 댄 뮤저 등 9명에 달한다.
공화당 서열 3위인 에머 원내 수석부대표는 이날 동료 의원들에게 출마 서한을 보내며 “유권자들은 우리가 민주당이 저지른 피해를 복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에머 수석부대표는 매카시 전 하원의장 지지를 확보했다. 하지만 지난 대선 때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 인증에 찬성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과는 긴장된 관계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공화당 최대 계파인 공화당 연구위원회 위원장인 케빈 헌 의원과, 강경파 모임 프리덤 코커스 소속 도널즈 의원 등도 유력 주자로 꼽힌다.
의장직을 둘러싼 당내 경쟁이 계속되는 과정에서 의원들 간 내홍도 짙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조던 위원장의 낙마는 공화당 내전을 드러냈다”며 “공화당을 통합할 주자가 있을지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조던 위원장을 지지했던 일부 공화당 의원은 이번 낙마 사태를 초래한 동료 의원에게 분노를 표출했다고 한다.
로이터는 “(의장 공백 사태로) 하원은 우크라이나·이스라엘 군사 지원을 포함한 1060억 달러 국가안보법안 처리에 응할 수 없고, 다음 달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 중단)을 막기 위한 조치도 취할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