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이영승 교사 사망 2년 만에 ‘순직’ 인정

입력 2023-10-20 10:26
경기교사노동조합 관계자들이 지난 9월 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2청사 인사혁신처 앞에서 호원초 고 김은지·이영승 선생님의 명예회복을 위한 순직인정 전국 교사 탄원서 제출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학부모들의 악성 민원을 겪다가 숨진 의정부 호원초등학교 이영승 교사에 대해 사망 2년 만에 순직을 인정받았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18일 인사혁신처가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를 열고 이 교사의 순직 인정 여부를 논의한 결과 이 교사의 사망을 순직으로 판단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교사는 학부모 3명으로부터 악성 민원을 겪다가 2021년 12월 극단적 선택을 해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이 교사의 죽음을 학교 측은 단순 추락사로 보고했지만, 이 교사 유족 측은 이 교사가 학부모들로부터 악성 민원에 시달린 끝에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도교육청 조사로 이 교사가 부임 첫해인 2016년 담임을 맡은 6학년의 한 학생이 수업 시간 도중 페트병을 자르다가 손등을 다친 일로 이 학생의 학부모로부터 악성 민원에 시달린 사실이 밝혀졌다.

이 교사는 이 학부모에 사비를 들여 8개월 동안 50만원씩 400만원을 치료비로 제공했고, 이 학부모 말고도 다른 두 명의 학부모에게도 악성 민원을 겪어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학부모는 현재 이 교사의 교육활동을 침해한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자신의 SNS를 통해 “학부모들의 지속적 민원으로 인한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준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의 결정에 감사드린다. 도교육청은 이런 비극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학교현장에서 국가의 책무를 다하시는 선생님들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선생님 홀로 모든 일을 감당하시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의정부=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