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지 기업 영풍제지와 모기업인 냉연강판 제조사 대양금속이 19일 불공정거래 의혹에 대한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확인된 사항은 없다”고 답변했다.
두 종목은 모두 하루 전 유가증권시장에서 동반 하한가를 기록했고, 한국거래소에 의해 이날 거래 정지 조치된 상태다. 양사는 한국거래소 조회공시 답변과 더불어 보도자료를 내고 “회사, 혹은 관계자가 압수수색을 받은 사실이 없다. 검찰이나 금융당국에서 불공정거래 의혹과 관련해 통보를 받은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영풍제지‧대양금속에 대한 시세 조종에 가담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긴급체포된 4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은 2개월 전인 지난 7~8월 영풍제지에 대해 이상 주가 흐름을 인지하고 검찰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풍제지는 지난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 종가(4만8400원)로부터 가격제한폭의 하한선인 29.96%(1만4500원)까지 떨어진 3만3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인 오전 9시10분을 넘겨 급락한 주가를 마감 종가까지 반등도 없이 유지했다. 미국계 금융사 JP모건증권과 모건스탠리 창구에서 가장 많은 매도가 나왔다.
영풍제지는 지난 11일부터 17일까지 5거래일 연속으로 상승했다. 수정가 기준 올해 초 5800원 안팎이던 주가를 2차전지 사업 진출 계획을 밝힌 뒤인 지난 9월 한때 52주 최고가인 5만4200원까지 끌어올렸다.
영풍제지 지분의 45%를 보유한 최대주주 대양금속도 같은 날 오전 9시30분쯤 유가증권시장에서 하한가로 밀려난 뒤 주가를 만회하지 못했다. 전 거래일 종가(3210원) 대비 29.91%(960원) 급락한 22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영풍제지‧대양금속의 하한가를 놓고 뚜렷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증권가 안팎에서 공매도 회피 물량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국내 일부 증권사는 오는 12월 코스피200 정기 변경에서 영풍제지를 편입 유력 종목 중 하나로 지목했다. 지수에 편입되면 공매도가 가능하다.
일부 피의자 두 종목의 전날 하한가 급락은 시세 조종 세력의 매물에 의해 발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금융당국은 “불공정거래 가능성이 의심되는 종목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혐의 적발 시에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중 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