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전국에서 가장 비만율이 높은 지역으로 나타났다. 제주도는 청소년 비만율까지 10년째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건강 실천율도 가장 낮았다.
질병관리청과 통계청 자료를 종합하면 지난해 제주지역 비만율은 36.5%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높다.
전국 평균(32.5%)보다 4%p 높고, 가장 낮은 세종시(27.7%)보다는 무려 8.8%p나 높게 나타났다.
제주도는 2021년에도 비만율이 36%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지난해에 비만율이 더 상승하면서 울산, 충북 등과 함께 전년보다 비만율이 악화된 지역에도 이름을 올렸다.
도내에서는 서귀포시 동부지역 비만율(39.6%)이 가장 높았다. 이어 서귀포시 서부(38.9%), 제주시 서부(35.5%), 서귀포시(34.8%), 제주시(34.5%), 제주시 동부(34.3%) 순으로 나타났다.
제주는 지역별로 고르게 비만도가 높은 특성을 보였다. 지역 내 격차비가 가장 큰 곳은 경기였다.
제주지역은 청소년 비만율도 전국에서 가장 높다.
지난해 도내 중·고생 비만율은 16.7%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높았다. 가장 낮은 서울(9.9%)보다는 6.8%p나 높았다. 제주지역 중·고생 비만율은 2013년 이후 매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제주지역 비만율이 다른 시도보다 높은 것은 대중교통 이용률이 낮고, 맞벌이 가구가 많은 등 여러 지역적 요건으로 일상에서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비율이 낮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제주도는 승용차 수송 분담률이 2020년 기준 57.1%로, 서울(25.3%), 부산(36.4%) 등 타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다. 맞벌이 가구 비율은 63.5%로, 전국 평균(46.1%)을 17.4%p나 상회한다.
여러 조사에서 부모가 모두 직장에 다니는 경우 자녀의 비만율은 높게 나타나고 있다. 부모 모두가 장시간 일을 함으로써 건강한 음식을 요리하는 기회가 부족하고, 부모의 일로 돌봄이 제한적일 때 자녀의 간식 섭취와 TV시청 시간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문전 연결성이 높은 자동차를 이용하기 때문에 걸어서 이동하는 빈도도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제주도는 지난해 걷기 실천율이 24.9%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비만은 여러 만성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경각심을 갖고 관리해야 한다”며 “건강한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 실천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