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3대 이은 경찰 가족 … 한 파출소서 연달아 근무도

입력 2023-10-19 14:10 수정 2023-10-19 14:40
3대 이은 경찰 가족. 곽대훈(맨 앞)씨와 곽호영 경위(왼쪽), 곽민종 순경. 민종씨가 중앙경찰학교에서 교육중이던 지난 봄 3대가 정복을 갖춰 입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곽호영 경위 제공.

전북 전주에서 3대를 이은 경찰 가족이 나온 가운데 이들이 모두 한 파출소에서 연달아 근무하는 인연을 가져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전주덕진경찰서 여의파출소에서 근무중인 곽호영(54) 경위 가족.

곽 경위는 1993년부터 31년째 민중의 지팡이로 일하고 있다. 교통과와 파출소를 중심으로 대민 업무를 주로 해 왔다. 2006년에는 편의점 강도와 탈영병 강도를 잇따라 붙잡아 여러 표창을 받았다.

아버지 곽대훈(88)씨는 1963부터 1990년까지 27년간 근무했다. 각종 범죄를 맡은 형사 베테랑으로 전주경찰서(현 전주완산경찰서) 강력반에서 퇴직했다.

아들 민종(24)씨는 지난 6월 제복을 입은 새내기 순경이다. 전주 역전파출소에서 근무중이다. 대학을 휴학하고 공직자가 된 곽 순경은 강력계 형사와 과학수사반이 꿈이다. 유치원 때부터 아빠 같은 사람이 되겠다고 얘기하다 고교 때는 프로파일러 관련 책을 많이 읽었다.

지난달 28일, 추석 연휴 첫날엔 발을 동동 구르며 파출소를 찾아온 여대생의 돈 봉투를 퇴근을 미루고 탐문 끝에 찾아줘 박수를 받았다. 봉투엔 알바로 모아 부모님께 드리려던 돈 50만원이 들어 있었다.

특히 민종씨가 첫 배치를 받은 ‘역전파출소’는 3대를 잇는 또 다른 귀한 곳이 됐다. 아버지 대훈씨는 1985년 이 곳에서 파출소장으로 근무했다. 곽 경위는 1998년∼1999년 이 곳에서 일하며 아들 민종씨를 낳았다.

이들은 민종씨가 중앙경찰학교에서 교육중이던 지난 봄 정복을 갖춰 입고 축하와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날 아들의 제복을 입은 대훈 씨는 손주까지 같은 길을 걷게 된 것에 대해 “매우 기쁘다”며 “앞으로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늘 시민을 위해서 일하라”고 당부했다.

곽 경위는 “아들이 경찰학교에 입교하던 날, 눈물이 많이 났었다”며 “시민들이 편안하게 생활하도록 늘 노력하자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