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시절 임명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위원들이 지난해 여름 휴가철에 일제히 외유성 출장을 떠났었다는 지적이 19일 제기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이 사감위에서 받은 사감위원 해외 출장 자료에 따르면 김춘순 전 사감위원장 시절 전체 사감위원 11명 중 10명이 지난해 7∼8월 미국과 호주, 싱가포르 등지로 출장을 가면서 1억2851만원을 사용했다.
2020년 2월 임명된 이들은 출장 7∼8개월 뒤인 올해 2월 3년의 임기를 마쳤다.
김 전 위원장 등 위원 4명은 온라인 베팅 등 코로나19 이후 변화한 사행산업 동향 및 사행산업 관리·감독 제도를 파악하겠다며 지난해 7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를 4박6일 일정으로 방문했다.
하지만 출장 목적에 부합하는 공식 일정은 둘째 날 네바다주 도박규제위원회 및 네바다주립대 국제게이밍연구소 방문이 끝이고 대부분 카지노 시설만 돌아봤다는 게 김 의원의 지적이다.
출장 보고서 내용도 “카지노 내 초대형 스포츠 베팅 시설이 인상적”, “인공 파도와 모래사장이 있는 야외 수영장이 유명하다” 등 감상문 수준으로 부실했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다른 위원들이 3박5일 일정으로 나눠 떠난 호주, 싱가포르 출장에서도 관계 기관 방문 일정은 각 3건, 1건에 그쳤다.
김 의원은 “임기 종료를 앞둔 위원들이 휴가철 일제히 해외 출장을 가는 것도 이례적이고 내용도 외유가 의심된다”며 “관행적 해외 출장을 근절해 혈세 낭비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감위는 사행산업을 통합·감독하고, 불법 사행산업에 관한 감시를 위해 2007년 국무총리 소속으로 설치된 행정위원회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