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3년간 172만명’ 대상포진 예방접종…접종가격은 ‘최대 15배’ 차이

입력 2023-10-19 07:55

2021년 1월부터 2023년 8월까지 2년 8개월 동안 의료기관별 대상포진 예방접종 가격 차이가 최대 15배 이상 난 것으로 밝혀졌다.

대상포진 예방접종자가 2020년 69만4000명, 2021년 48만9000명, 2022년 53만5000명으로 3년간 약 172만명에 달할 정도로 국민들의 백신 수요가 많은 상황에서 백신 공급업자와 의료기관이 백신을 볼모로 부당한 수익을 올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여기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관계기관이 대상포진 백신이 건강보험 혜택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항목이라는 이유로 가격 책정에 대한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 같은 내용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질병관리청과 심평원으로부터 받은 ‘2021년 1월~2023년 8월 대상포진 예방접종료 공개 가격’, ‘2021년 1월~2023년 8월 대상포진 백신 공급단가 공개’ 등 7개 자료에서 확인됐다.

이 기간 국내 의료기관에서 사용한 대상포진 예방접종 백신은 대표적으로 스카이조스터주와 조스타박스주가 있다.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의료기관들이 받은 스카이조스터주 예방접종료는 최소 4만원에서 최대 23만원으로 나타났다.

2022년과 2023년(이하 8월까지)엔 스카이조스터주 예방접종료는 최저 8만원에서 최대 30만원으로 조사됐다. .

특히 조스타박스주의 2021년 예방접종료는 최소 1만5000원에서 최대 23만원으로 약 15배 이상 차이가 난 것으로 밝혀졌다.

의료기관들은 2022년엔 최소 9만원·최대 40만원, 2023년엔 최소 7만원·최대 40만원을 조스타박스주 예방접종료로 받았다.

이 같은 접종료 편차는 백신 공급업자들이 관리·감독 부재를 틈타 의료기관 공급단가를 자의적으로 정하는 관행 때문으로 분석된다.

스카이조스터주는 2021년 최소 4만원, 최대 34만1000원의 가격으로 의료기관에 공급됐다.

2022년에는 최소 3만원·최대 16만1000원, 2023년에는 최소 3만9696원·최대 15만원의 가격으로 공급됐다.

조스타박스주는 2021년 최소 9400원, 최대 17만원의 가격으로 의료기관에 공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2022년에는 최소 9400원·최대 16만원, 2023년에는 최소 9400원·최대 18만원의 가격이 형성됐다.

결국 예방접종료 편차는 의약품 도매업자들이 자의적으로 공급단가를 정해 의료기관에 납품하고,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값싸게 백신을 공급받은 뒤 환자에게 공급받은 가격보다 더 높은 예방접종료를 받아 차익을 남기는 문제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영주 의원은 “최근 대상포진에 대한 불안감이 증가해 예방접종을 받는 국민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의료기관별 가격 차이로 국민 피해가 크기에 심평원·질병관리청·보건복지부 등 관련 기관들의 시급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