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김문수 위원장은 17일 국정감사에서 “노동계가 (사회적 대화) 논의에 참여하도록 설득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야당 의원들은 김 위원장이 정치적으로 편향됐다고 질타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경사노위 등에 대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난 6월 한국노총이 경사노위 불참을 선언하면서 사회적 대화가 중단된 점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노동계가 논의에 참여하도록 포기하지 않고 설득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경사노위는 한국노총이 유일하게 노동계 대표로 참여하고 있는 노·사·정 공식 대화 창구다. 그러나 현 정부 노동개혁 정책에 대한 반발에 더해, 산별 노조 간부가 강제 연행·구속되면서 지난 6월 한국노총도 경사노위 참여를 전면 중단했다.
김 위원장은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노총 불참으로 경사노위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하자 “한국노총이 (경사노위 내 최고 의결 기구인) 본위원회의 주요 당사자이기 때문에 한국노총이 참여하지 않고서는 의제 논의와 합의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노동개혁과 관련된 것뿐만 아니라 어떤 문제든 간에 같이 논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당 노웅래 의원은 “경사노위에 한국노총이 안 들어오는 이유는 김 위원장 때문”이라며 “경사노위 정상화를 위해 그만둘 생각이 없나”라고 사퇴를 압박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대통령이 그만두라고 그러면 그만두겠다. 그런 말씀 함부로 하시면 안 된다”고 맞받았다.
야당 의원들은 김 위원장의 정치적 중립성 문제에 대해서도 공세를 폈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김 위원장이 지난 6월 ‘자유민주주의를 위한 국민운동’ 출범식에 참석해 축사를 한 점을 지적하며 “이 단체는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180석 이상 당선되는 걸 제1 목표로 한다. 이런 정치단체 행사에 참석할 의사가 있다면 위원장 타이틀을 걸고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최근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자 김 위원장이 페이스북에 ‘삼권분립이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고 쓴 것을 두고 “위원장이 정치적 색안경을 끼고 있기 때문에 위원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는다. 최소한의 중립을 지켜 달라”고 말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색안경은 모두 끼고 있는 것”이라며 “일체의 정치적 발언을 하지 말라는 요구는 옳지 않다”라고 반박했다.
세종=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