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권 유통업계 ‘빅뱅’ 가시화…어등산과 옛 전방·일신방직 협상 막바지

입력 2023-10-16 15:21

광주권 유통업계의 판도를 가름하게 될 대형 복합쇼핑몰 건립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군 포사격장으로 사용되던 어등산과 옛 전방·일신방직 부지를 둘러싼 협상이 막판 속도를 내고 있다.

16일 광주시에 따르면 20년 가까이 표류 중인 어등산 관광단지 개발사업자 제3자 공모에 신세계프라퍼티가 지난 13일 단독으로 사업계획서를 제출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가시화된 형국이다.

신세계는 지난해 9월 강기정 광주시장의 복합쇼핑몰 건립 추진 발표 이후 2030년까지 1조3000억원을 투자해 관광·휴양·레저와 함께 쇼핑을 즐기는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 복합관광단지를 건립하겠다는 제안을 가장 먼저 한 바 있다.

시는 이에 따라 오는 24일 신세계가 제출한 사업계획서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심의위를 개최할 계획이다. 기준점수 1000점에서 850점을 넘으면 적격 판정을 받게 된다.

제3자 공모는 최초 투자의향을 공표한 기업의 사업추진 적정성을 심의한 후 다른 기업에도 사업제안 기회를 주고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복수의 기업이 참여할 경우 시가 사업계획서를 비교 평가한 뒤 최적의 사업자를 가리는 것이다.

시는 특혜 시비를 막기 위해 최초 제안자인 신세계에 대한 가점은 주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업이행을 담보하는 보증금은 토지·상가 비용을 제외한 총사업비 10%로 정했다.

시는 다른 기업의 참여 여부를 지켜보면서 이달 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60일간의 협상 기간을 거쳐 연말까지는 민간 개발자를 확정해 2025년 복합쇼핑몰을 착공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005년 시작된 어등산 관광단지 개발사업은 과거 45년간 군부대 포 사격장으로 사용돼 황폐해진 어등산 일대에 사계절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것이다.

2006년 삼능건설, 2009년 금광기업, 2010년 모아건설, 2018년 호반건설, 2022년 서진건설 등 그동안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역 중견 건설업체들이 잇따라 재정난, 부도, 법정소송 등에 얽혀 사업을 자진 포기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대기업으로는 처음 우선협상대상자 지위에 한발 가까이 다가선 신세계는 광천동 광주 신세계백화점 확장을 위한 행정절차도 별도로 진행 중이다.

시 도시계획·건축 공동위는 광주신세계가 자체 건물 면적을 넓혀 ‘신세계 아트 앤 컬처 파크’를 건립하겠다고 제안한 데 따른 지구단위계획 변경안 심사절차를 밟고 있다.

광주신세계는 2027년까지 현 백화점과 맞닿은 이마트와 주차장을 통합한 2만4875㎡ 부지에 지하 8층∼지상 8층 연면적 25만7731㎡의 복합문화시설을 신축한다는 구상이다.

이밖에 옛 전방·일신방직 부지 ‘더현대 광주’ 건립은 사업추진의 최대 관건인 공공기여금 산정 단계에 접어들었다.

광주시는 현대백화점그룹, 부동산 개발 기업 휴먼홀딩스제1차PFV와 전방·일신방직 공장 부지 31만㎡를 미래형 복합쇼핑공간으로 개발하기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현재 세부 토지이용 계획과 방직공장 내 근대문화유산 보존 범위 등 큰 틀의 합의를 이뤘다. 비공개 협의 중인 공공기여금 역시 48~49% 선에서 막판 조율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와 현대 측은 최근 제시된 1조원 안팎의 부지 감정평가 결과를 토대로 땅값 상승분의 40∼60% 범위에서 공공기여를 어느 정도 할지 의견을 절충해왔다.

시는 일반 공업지역인 해당 부지를 상업·주거 용지로 변경하는 데 따른 공공기여금 비율이 정해지면 지구단위 계획 변경 등 추후 행정절차를 최대한 신속히 이어갈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복합쇼핑몰 건립을 바라는 시민들의 열망에 부응하기 위해 연말까지는 가시적 성과물을 내놓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