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의 후폭풍을 수습하기 위해 김기현 대표가 주도하는 쇄신을 택했다.
김 대표는 당직 인선을 통해 우선적으로 여당 내부를 정비하고, 내년 4월 총선 대비 체제로 전환할 방침이다.
국민의힘 기존 임명직 당직자 8명은 14일 총사퇴를 결정하면서 사태 수습에 첫발을 뗐다.
이철규 전 사무총장이 먼저 백의종군 의사를 밝힌 뒤 나머지 당직자들이 뜻을 모아 사퇴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임명직 당직자들의 결단을 존중하고, 그 뜻을 수용하기로 했다”면서 “국민의힘이 면모를 통합형으로 일신하고, 민생을 우선으로 하며, 개혁정당으로 발전적 도약을 해나갈 수 있도록 더욱 분골쇄신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후임 인선을 위한 숙고를 계속했다. 인선이 완료될 경우 지난 3월 8일 전당대회에서 국민의힘 당대표로 선출된 김 대표는 7개월 만에 ‘2기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당직자 총사퇴로 공석이 된 자리는 내년 총선 공천 실무를 맡을 사무총장과 공약 전반을 책임질 정책위의장, 사무부총장 두 자리(전략기획과 조직), 여의도연구원장, 수석대변인 두 자리, 지명직 최고위원 등 모두 8자리다.
2기 체제 인선의 핵심은 수도권 인사 중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1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수도권 인사들을 전진 배치하겠다는 것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수도권 인사들을 중용해 수도권과 중도 민심에 다가가겠다는 전략이다.
두 번째 키워드는 탕평이다. 이에 따라 친윤(친윤석열)과 비윤(비윤석열) 등 계파색이 짙은 인사는 당직 인선에서 가급적 배제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국민의힘 내부에서 몇몇 분 빼놓고는 다 ‘친윤’ 아닌가”라며 “그래서 친윤 배제는 너무 나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익히 알려진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들은 2선 후퇴하고, 비윤도 몇 분 있을 것 같다”면서 “(김 대표가) 전반적으로 탕평·통합형 인사로 꾸리려고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원외 인사도 배려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김 대표 1기 체제와 비교할 때 2기 체제에서는 친윤계와 영남권 의원들의 비중은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내년 총선의 승부처는 수도권과 충청 등 중원이라는 전략적 판단 때문이다.
김 대표는 16일 당직 인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김 대표가 내놓을 새로운 카드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얼마나 지지를 보낼지는 미지수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 총선에서 수도권에서 대패했기 때문에 국민의힘 수도권 인력풀이 한정적이라 김 대표의 인선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폭풍을 수습해야 하는 엄중한 상황에서 김 대표 인선안을 일부 비주류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반대할 경우, 당내 갈등이 용산 대통령실과 여당 간의 갈등으로 증폭될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