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녀 배구대표팀이 국제 대회에서 역대 최악의 성적을 내 프로배구 V리그 흥행 위기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컸지만, 오히려 개막전 관중 수는 직전 시즌 대비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배구연맹(KOVO)에 따르면, 지난 14일 개막 2경기 관중은 5677명으로 집계됐다. 남자부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개막전 경기가 열린 인천계양체육관에는 2186명이, 여자부 한국도로공사-흥국생명전이 열린 김천실내체육관에는 3491명이 찾았다.
이는 지난 2022-2023시즌에 비해 소폭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10월 남자부 개막전 대한항공-KB손해보험전이 열린 계양체육관에는 1987명이, 현대건설-도로공사전이 개최된 수원체육관에는 2913명이 찾아 합계 관중은 4900명이었다.
아시안게임을 비롯해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아시아배구선수권 등 국제 무대에서 한국이 거둔 실망스런 결과에 비춰 보면 의외의 결과다. 개막전 경기가 남녀부 모두 지난 시즌 1·2위 팀이 맞붙는 매치였다는 점, 올해 개막전이 이뤄진 경기장 규모가 지난해 개막전 경기장보다 크다는 점 등이 관중 증가 요인으로 지목된다.
반대로 일각에선 흥행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여자부의 경우, 국내 여자 배구 붐을 이끈 김연경이 첫 경기부터 코트에 등장했음에도 관중 수가 예상치를 밑돌았다. 개막전 경기가 열린 김천실내체육관의 최대 수용 인원은 5000명으로 이번엔 70%도 채우지 못했다. 역대급 흥행을 기록한 지난 시즌 여자부 흥국생명과 한국도로공사의 챔피언결정전 5차전 관중 수 역시 6125명으로 이번 개막전 남녀 합산 관중 수보다도 많았다.
물론 개막전과 챔프전 관중 수를 단순 비교하긴 어렵다. 개막전 경기가 매진 사례를 이루는 것도 그리 흔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KOVO 관계자는 15일 국민일보에 “1라운드까지 진행해봐야 흥행 정도를 정확히 분석할 수 있을 듯하다”면서도 “남자부 경기가 진행된 인천계양체육관 수용 인원이 2300명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번에 거의 찬 셈이다. 남자부의 경우엔 올해 국제 대회의 영향이 없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