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 독립운동가 정휘동·정한모 선생을 배출한 경북 안동 두산고택(斗山古宅‧경상북도 문화재자료 664호)이 복원됐다.
경북도와 안동시는 19세기 동래정씨 석문공파 후손 두산 정성관(1831~1909)이 지은 길안면 현하리 두산고택을 복원사업을 마무리했다고 15일 밝혔다.
두산고택은 원래 경북 북부지방 양반가 살림집인 ‘ㅁ’자형 가옥으로 방 3칸이 연결된 드문 사례인 데다 뒤로는 매봉산 줄기가 뻗어 내려와 이른바 ‘좌청룡우백호’를 이루고 있다.
앞으로는 길안천 지류인 현하천이 흐르는 ‘배산임수’ 명당에 자리 잡고 있어 건축사적 가치가 있고 고려시대 관아터로 추정돼 역사적 의미도 남다르다.
두산고택은 특히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가 정휘동·정한모를 배출한 곳이어서 정신사적 의미가 크다.
정휘동은 ‘길안 현골 정 부자’로 불렸으나 가산 대부분을 처분해 독립운동을 지원했고, 정한모는 독립운동 자금을 모금하다 일경에 체포돼 옥고를 치렀다. 때문에 두산고택 복원은 조선시대 양반가옥 복원을 넘어서 정신문화 복원의 일환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동래정씨 석문공파 후손들은 “이번 복원은 정부와 경상북도·안동시의 뜻 깊은 노력이 담긴 결과물로 대한민국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정신적 가치를 잇는 영광스럽고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번에 안채만 복원이 이뤄져 원래의 ‘ㅁ’자형 구조가 구현되지 못했고 무엇보다 두산고택이 살림집으로 기능하기에 필수적이었던 화장실과 담장이 복원되지 않아 아쉽다”며 “탐방객 방문으로 민원과 불편함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고 관리에 어려움도 있는 만큼 향후 복원에 반영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유교문화권 핵심지역 안동은 가장 먼저 일제 침략에 맞섰고 가장 치열하게 항일운동을 벌인 ‘독립운동의 성지’다.
두산고택은 임청각,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 이육사 문학관 등 안동의 독립운동 성지들과 더불어 ‘한국형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탐구할 수 있는 곳으로도 관심을 모은다.
또 묵계서원, 만휴정 등과 함께 최근 새롭게 가치가 조명되고 있는 안동 남동부권 문화유산 방문 코스의 하나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