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연구원이 김치를 ‘파오차이’로…“개정할 것”

입력 2023-10-14 07:41 수정 2023-10-14 09:24
세계한민족문화대전은 김치를 ‘소금에 절인 배추나 무 따위를 양념에 버무린 뒤 발효를 시켜 만드는 조선족 음식’이라고 정의하고 김치의 중국어 표기를 ‘泡菜(파오차이)’로 기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세계한민족문화대전 홈페이지 갈무리

교육부 산하 연구기관 한국학중앙연구원이 한국 문화를 소개하면서 김치를 중국어 표기인 ‘파오차이’로 전하는 등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학중앙연구원이 편찬한 ‘세계한민족문화대전’ 등에 한국 문화를 중국의 문화공정 방식으로 왜곡해 설명한 내용이 있다고 13일 지적했다.

‘세계한민족문화대전’은 김치의 중국어 표기를 ‘泡菜(파오차이)’로 기재하고 있다. 또한 김치를 ‘소금에 절인 배추나 무 따위를 양념에 버무린 뒤 발효를 시켜 만드는 조선족 음식’이라고 정의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1년 7월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 및 표기 지침’을 개정해 공공기관이 김치의 중국어 표기로 ‘辛奇(신치)’를 사용하도록 했다.

또 ‘김장’의 경우 ‘조선족 사회에서 소금에 절인 배추나 무 따위를 고춧가루, 파, 마늘 따위의 양념에 버무린 뒤 보관하는 행위’로 정의하고 있다.

세계한민족문화대전은 설날에 입는 한복인 ‘설빔’을 ‘조선족이 설 명절에 차려 입는 새옷’으로 정의했다. 세계한민족문화대전 갈무리

설날에 입는 한복인 ‘설빔’ 역시 ‘조선족이 설 명절에 차려 입는 새옷’으로 정의했다.

세계한민족문화대전은 재외 한인 문화의 원형과 변화상을 연구하고 정리한 사전이다.

정 의원은 연구원이 중국의 왜곡된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여 한국 문화를 설명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즉시 시정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일자 연구원은 13일 설명자료를 내고 문제가 된 내용을 설명했다.

‘파오차이’ 표기에 대해 연구원 측은 “2015년 집필 당시 현지에서 지칭한 용어를 소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1년 정부가 김치의 중국어 명칭을 ‘신치’로 표준화했을 때 이를 반영하지 않았던 셈이다.

연구원 측은 “앞으로 정부 공식 표기방침을 충실히 준용하고, 한국문화의 역사적 유래와 내용을 더욱 정확한 표현과 방식으로 기술하여 국내외 한국인들의 한국문화 향유 및 계승에 기여하고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서현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