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에 사는 김하늘(22)씨는 정기 찬양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계획을 자주 세우곤 했다. 하지만 모두 실패했다. 집회가 열리는 지역이 집과 멀었기 때문이다. 집회 시간도 문제였다. 인근 지역에서 찬양집회가 열린단 소식을 접한 그는 마커스워십과 함께 찬양했다. 13일 서울 관악 큰은혜교회(이규호 목사)에서 만난 김씨는 기자에게 “찬양집회가 이렇게 가까운 곳에서 열릴 줄 몰랐다. 마커스워십과 함께 찬양하고 예배드릴 수 있음에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자주 금요찬양집회에 참석할 것 같다”고 귀띔했다.
큰은혜교회는 지역에 정기 찬양집회가 없는 상황에서 다음세대를 위해 금요일 예배를 찬양집회로 규정해 정례화했다. 관악·금천·동작구 등의 지역에서 거주하는 다음세대들이 먼 곳까지 이동하지 않고 가까운 곳에서 최고 수준의 찬양집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에서다. 문성용 부목사는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다음세대가 교회를 떠나가고 믿음을 지키기 힘든 요즘”이라면서 “청년들은 찬양을 통해 신앙을 키우고 믿음을 지킨다. 금요찬양집회가 청년들에게 그런 역할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금요찬양집회에는 주최 목적에 맞게 인근 지역의 청년들이 다수 참석했다. 연령층도 다양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손을 꼭 쥐고 참석한 어린아이들도 자리에 함께해 눈길을 끌었다. 서울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온 가정도 있었다. 가족과 함께 찬양집회에 참석한 박해성(54)씨는 경기도 부천에서 왔다. 그는 “모태신앙인으로서 교회를 오래 다녔지만 돌아보면 믿음이 뜨겁지는 않았던 것 같다”며 “이번 찬양집회를 통해 참석자들의 뜨거운 믿음을 얻어 가는 시간이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날 찬양집회에는 이들을 포함해 100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참석자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눈을 감고 기도로 집회를 준비했다. 이야기를 나누며 기다리는 청년들의 모습에서는 좋아하는 연예인의 공연을 기다리는 학생들의 설렘이 비치는 듯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심종호 마커스워십 간사가 찬양집회의 시작을 알렸다. 심 간사는 “하나님은 우리의 삶을 붙드시는 분이자 힘들 때마다 위로와 힘이 되시는 분”이라며 “오늘 함께 찬양하면서 주님의 사랑을 고백하는 시간이 되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한나의 노래’ ‘이곳에서’ ‘주 신실하심 놀라워’ 등 마커스워십의 찬양이 이어질수록 본당 내 분위기는 무르익었다. 참석자들은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눈을 감고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이,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는 이까지 저마다의 모습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찬양했다.
찬양 이후 이규호 목사가 설교에 나섰다. 이 목사는 ‘위닝 스피릿(Winning Spirit)’(시 57:7~8)이란 제목의 설교에서 영국 유명 작가 찰스 디킨스(1812~1870)의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디킨스는 가난하고 불행한 유년을 보냈다. 아버지는 빚으로 구금됐고 어머니는 병들어 일할 수가 없었다”면서 “불행하다고 여겨질 디킨스의 삶에는 도리어 늘 찬양이 있었고 그의 표정에는 희망이 넘쳤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노래 없는 인생은 비참하며 찬양 없는 젊음은 그보다 더 비참하다. 노래와 찬양이 없는 삶은 간절함이 없기 때문”이라면서 “우리가 부족하기 때문에 찬양할 수 있었고, 우리가 약하기 때문에 기도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여러분은 지금까지 자신의 부족함을 채워달라고 기도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그 부족함으로 인해 하나님을 찬양할 수 있었다며 감사하다는 기도를 해보자”고 요청했다.
찬양집회 참석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정지우(31)씨는 “참석자들이 한목소리로 찬양하고, 같은 마음으로 예수님을 고백했던 순간 하나하나가 너무 좋았다. 다시 한번 제 믿음을 돌아보고 신앙을 바로잡을 수 있었던 시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큰은혜교회의 정규 금요찬양집회에는 또 다른 사연이 숨어 있다. 찬양집회를 통해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찬양팀을 발굴한다 것이다. 교회는 다음 달 금요찬양집회에 신생 찬양팀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문 목사는 “한국교회를 섬기는 찬양팀이 성장할 수 있도록 교회가 앨범 작업을 지원하는 등 적극적으로 도울 방침”이라면서 “금요일마다 성령의 임재가 나타나고 놀라운 치유의 기적이 일어나는 현장이 될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