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졌던 30대 남성이 5명에게 새 삶을 선사하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KODA)은 지난달 13일 부산대학교병원에서 김상우(31)씨가 심장, 폐장, 간장, 신장을 5명에게 기증했다고 13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달 10일 공원에서 자전거를 대여해 타다 넘어져 머리에 큰 부상을 입었다.
김씨는 이후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고 결국 뇌사 판정을 받았다.
유족들은 “못다 핀 꿈 많던 아들의 장기가 다른 사람의 몸속에서라도 뛰고 있다면 살아있는 것이라고 위로가 될 것 같다”며 뇌사 장기기증에 동의했다.
김씨는 부산에서 1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나 차분하면서도 활동적이었다고 알려졌다.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자상하고 친절하게 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들은 김씨가 어려운 사람들을 잘 돕고 선행을 많이 베풀어 고등학교에서 선행상 표창을 받은 적 있다고 회상했다.
김씨는 유기견 단체에서 봉사 활동을 하며 유기견을 입양해 기르기도 했다.
김씨는 부산·경남 지역민영방송 KNN과 부산영상위원회에서 재직하며 영상 관련 업무를 맡았다.
김씨는 영화 ‘안시성’, 방탄소년단 뮤직비디오 등 다수 작품에 연출로 참여했다.
고인의 누나 김수현씨는 “상우야. 하늘나라에서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지내. 다른 사람들도 너를 좋은 사람, 사랑을 베풀고 간 따뜻한 사람이었다고 기억할 거야. 우리 가족으로 태어나줘서 기쁘고 행복했어. 항상 웃는 모습으로 기억할게. 또 만나”라고 작별 인사를 전했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삶의 끝에 누군가를 위해 이타적인 나눔을 베풀어 주신 기증자와 기증자 유가족에게 먼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이러한 사랑의 마음이 새 삶을 살게 되는 수혜자와 많은 이들에게 전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방유경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