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의 수사 결과와 관련해 교사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경찰에 민원을 제출하며 재차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전교조는 13일 서울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의 교사들은 경찰의 성의 없는 결과에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지난 10일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현재까지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이 고인의 사망 동기를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심리 부검을 의뢰하면서 수사는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전교조는 “결국 ‘혐의없음’이라는 결과를 위해 두 달이나 시간을 허비했다”며 “고인의 휴대전화 등에 대한 포렌식 결과는 어땠는지, ‘연필사건’의 진실은 (밝히지 못하면서) 학부모 혐의가 없다고 왜 초기 수사에서 서둘러 발표한 것인지 의혹이 해결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전교조는 또 “경찰은 어떤 혐의도 없다는 발언 뒤에 ‘심리 부검을 통해 사건을 처리할 예정’이라는 말로 전국 교사들의 분노를 유발했다”며 “공적인 장소에서 벌어진 서이초 교사의 죽음을 개인사로 정리하려는 의도는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전교조는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6일까지 교사와 시민 2만5000명에게서 받은 서명을 첨부해 서울경찰청에 민원을 제출하고 철저한 진상 조사를 요청했다.
앞서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1학년 담임을 맡은 A씨는 지난 7월 18일 오전 등교 시간을 앞두고 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문제 학생이 다른 학생의 이마를 연필로 그은, 이른바 ‘연필 사건’ 이후 일부 학부모의 민원에 시달리면서 고충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