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숲 체험 활동을 하다가 사라진 발달장애 유치원생이 바다에 빠져 숨졌다. 2개 반 원아 14명을 인솔교사 3명와 해설사 등 성인 5명이 돌보고 있었으나 목숨을 잃고 말았다.
12일 오전 10시 45분쯤 전남 목포시 용해동 문화예술회관 주변 바닷가에서 “여자 어린이가 홀로 돌아다녀 위험해 보인다”는 주민 신고가 접수됐다.
119 소방 구급대원이 출동했지만 현장에 도착했을 때 주민이 목격한 어린이(4세) A양은 이미 바다에 빠진 상태였다. “물에 빠진 아이가 있다”는 추가 신고를 받은 해경이 먼저 도착해 오전 11시 3분쯤 바다에서 건져 올렸지만 A양은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발달장애를 앓는 A양은 직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숨졌다.
숨진 A양은 바닷가에서 200~300m 떨어진 곳에서 숲 체험 활동을 하던 중 홀로 대열을 이탈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숲 체험에는 유치원 2개 반 14명의 원아가 참여했고 이 중에는 A양을 포함해 특수아동 2명이 있었다.
유치원 인솔교사 3명과 숲 체험 해설사 2명 등 성인 5명이 숲 체험 현장에 동행했지만 A양이 이탈하는 것을 보거나 바다에 빠지는 것을 막지 못했다.
담당 교사는 경찰에서 “다른 특수아동에게 잠깐 신경을 쓰는 동안 시야에서 사라졌다”며 “숲 체험장 주변에서만 A양을 찾아다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경은 목격자 증언과 인은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A양이 이탈해 바다에 빠지게 된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해경은 인솔 교사들이 주의 의무를 다했는지 등을 토대로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입건할지를 검토하고 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