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남구는 12일 중국 혁명음악의 대부로 불리는 작곡가 정율성의 이름을 딴 도로명을 변경하라는 행정안전부의 시정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남구는 이날 “기존 도로명을 중앙 정부의 권고로 당장 바꾸는 것은 행정의 연속성에 맞지 않는다”며 “공론화를 통해 형성된 시민적 공감대를 전제로 시민 정서 등을 고려해 이미 부여한 도로명 변경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향후 도로명 변경에 관한 찬반의견이 팽팽하면 주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도로명을 바꾸는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남구는 12월 준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양림동 정율성 전시관 조성사업 역시 “그동안 추진해온 사업을 당장 중단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국가보훈부가 전날 정율성 기념사업 중단을 광주시에 권고한 데 이어 행안부도 이날 광주 남구에 정율성로(路)의 명칭 변경을 시정 권고한 데 따른 공식적 입장 발표다.
정율성로는 1992년 한·중 수교에 따라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시작한 정율성 기념사업 일환으로 2009년 남구 양림동 일대 257m 구간에 그의 이름을 따 명명한 도로명이다.
이와 달리 전남 화순군 능주초등학교 정율성 관련 시설물은 학교 요청에 따라 화순군이 철거를 논의 중이다. 화순 능주초교는 지난달 1일 정율성 흉상과 건물 외벽의 벽화를 철거해달라는 공문을 화순군에 발송한 것으로 파악됐다.
능주초교는 해당 공문에서 “정율성 흉상과 벽화 등으로 비방적이고 과격한 언어를 사용하는 민원인 전화가 잇따르면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되고 교육활동의 침해가 우려된다”고 철거 요구 사유를 밝혔다.
실제 이 학교 서재숙 교장은 11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화순군에 공문을 통해 철거를 요구했고, 행정절차에 의해 철거해주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