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에서 납치한 인질 150명 가운데 여성 1명과 어린이 2명을 석방했다고 주장했다.
카타르 소재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12일(현지시간) “하마스의 카삼 여단이 여성 1명과 어린이 2명을 풀어주는 영상을 공개했다”며 “신원을 확인할 수 없는 여성과 아이들의 모습이 뒤에서 촬영됐다. 하마스 대원으로 추정되는 무리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이스라엘 접경지대로 보이는 울타리 인근 공터에서 인질들을 방치한 뒤 돌아갔다”고 보도했다.
하마스의 알아크사방송에서 공개된 이 영상은 알자지라에서도 지난 11일 밤 송출됐다. 촬영 시점은 낮이었다.
알자지라는 “이 영상의 촬영 시점은 불분명하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 영상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영상에서 여성 1명과 어린이 2명을 인계하는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나 군인은 등장하지 않았다.
알자지라는 “하마스의 기습공격과 무관한 인질의 석방 영상을 보여준 것으로, 국제적인 비판을 모면하기 위한 영상”이라는 이스라엘 일부 언론의 반론도 실었다.
이스라엘 영자신문 예루살렘포스트는 “인질 중 성인은 두 어린이의 어머니가 아닌 다른 여성”이라며 “어린이 2명은 이스라엘군의 도움을 받아 국경 안쪽으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하마스는 유대 안식일인 지난 7일 이스라엘을 공격했다. 미사일을 발사한 뒤 육로와 공중강습을 통해 하마스 대원들을 이스라엘 영토로 투입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에서 수천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최소 150명이 하마스에 납치됐다. 인질 중 어린이와 노인은 물론 외국인도 포함됐다.
아부 우바이다 하마스 대변인은 지난 9일 성명을 내고 “가자지구의 민가를 공격할 때마다 인질을 1명씩 살해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하마스는 가자지구 곳곳에 인질을 분산해 ‘인간방패’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까지 이스라엘 정부에서 인정된 인질 석방 사례는 없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