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권성달 교수(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 구약학, 성경과 이스라엘 연구소 소장)
며칠 동안 이스라엘에 있는 한국인과 유대인 지인들로부터 이스라엘의 긴박한 상황에 대해 계속 소식을 듣고 있다. 필자에게도 유사한 경험이 있다. 이스라엘에서 유학하던 1991년 1~2월에 약 5주간 걸프전쟁이 발발했다. 당시 예루살렘에 있으면서 방독면을 제공 받으며 사이렌이 울리면 방공호로 대피했고, 이라크에서 발사한 수백 발의 스커드 미사일을 직접 목격하기도 했다. 그런데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전쟁은 그때보다 훨씬 더 심각한 상황이라 판단된다. 심상치가 않다.
제4차 중동전쟁이었던 ‘욤 키푸르(대속죄일)’전쟁이 발발한 지 50년이 되던 지난 7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 있던 하마스는 이스라엘 남부지역에 기습 공격을 감행했다. 또한 100명 이상의 이스라엘 민간인과 군인 인질들을 가자지구로 납치해 갔다. 이에 이스라엘 총리인 네타냐후는 ‘전쟁’을 선포했다.
이스라엘 사람이든, 팔레스타인 사람이든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 어느 쪽도 무고한 국민의 희생이 있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 며칠 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의 사상자 수가 이미 수천명에 달한다.
필자도 이스라엘에서 무고한 희생을 경험했다. 2002년 7월 31일이었다. 예루살렘에 있는 히브리대 구내 식당에서 폭탄 테러가 일어났다. 당시 테러로 인해 거의 죽음 직전까지 갔었다. 전신의 40%에 3도 화상을 입고 거의 한 달 가량 의식 없이 중환자실에 누워 있었다. 여러 차례의 피부이식 수술과 고막재생 수술을 받았으며, 3년이나 재활치료를 했다. 지금도 온몸에 그날의 흔적을 지닌 채 살고 있다. 그렇기에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이스라엘에서의 상황이 필자에게는 너무 안타깝고 마음이 쓰리다.
그런데 이 폭탄 테러 사건의 출발점은 2000년 9월부터로 볼 수 있다. 당시 보수 야당이었던 리쿠드당의 당수인 아리엘 샤론은 군인 수백 명의 경호를 받으며 성전산 구역을 의도적으로 방문했고, 이에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극도로 자극을 받았다. 결국 이 사건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제2차 인티파다(민족 봉기)를 일으키는 도화선이 됐다.
이후 거의 5년 동안 이스라엘 전역에서 자살테러 등의 심각한 테러가 지속됐고, 이 기간 중 히브리대 구내 식당에서 폭탄 테러가 일어나면서 희생자가 발생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일어나고 있는 사태를 피상적으로 보아서는 안 될 것이다. 흑백논리로 접근해서도 안 될 것이다.
이스라엘은 성경의 배경이 되는 땅이기 때문에 특별한 마음과 시선으로 보게 되지만 성경의 중심은 예수님임을 기억해야 한다.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과 삶을 잘 헤아려 봐야 한다. 예수님께서는 이 사태를 어떻게 바라보시고 말씀하실까.
예수님께서는 말고의 귀를 자른 베드로에게 “칼을 가지는 자는 다 칼로 망하느니라”라고 말씀하셨다. 지금은 지도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때이다. 그들을 위해서 기도할 때이다. 이스라엘이든 팔레스타인이든 어느 진영이든지 간에 지도자들은 자신의 정치적 입지보다는 국민의 안위와 평안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일을 진행시킬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한다.
‘해와 바람’ 이야기가 생각난다. 예수님의 따뜻한 햇살과 같은 사랑이 옷 벗기기에 모든 정신을 쏟는 바람과 같은 사람들의 마음을 잠재워 주시기를 기도한다. 진정한 평화의 왕이신 예수님을 기억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