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 등을 통해 대한민국 경제성장을 이끈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오는 15일 개청 20주년을 맞는다.
송도·청라·영종국제도시로 이뤄진 인천경제자유구역(IFEZ)은 2003년 8월 11일 우리나라 최초의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고시됐다. 같은해 10월 15일 개청한 인천경제청은 20년간 갯벌을 메운 땅에 초고층 건물을 올리고 외국기업을 유치하며 IFEZ를 세계가 주목하는 글로벌 도시로 성장시켰다.
인천경제청이 그동안 유치한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신고액 기준 147억5600만 달러에 이른다. 전국 경제자유구역 9곳이 유치한 208억 달러의 무려 70.9%를 차지한다. 외국인투자 사업체도 개청 당시 3곳에서 206곳으로 69배 늘어나며 경제성장과 고용창출을 견인하고 있다.
또 유엔(UN) 기후변화협약에 따라 만들어져 2013년 12월 송도 G타워에 둥지를 튼 녹색기후기금(GCF) 등 국제기구 15곳이 IFEZ를 국제기구 중심도시로 이끌고 있다.
세계 유수의 교육기관 유치를 통해 글로벌 우수인재 양성 등을 목적으로 하는 인천글로벌캠퍼스(IGC)에는 뉴욕주립대(SBU), 조지메이슨대, 겐트대, 유타대 등 5개 외국대학이 입주한 상태다. 스탠포드대학교 부설연구소인 한국 스탠포드센터(SCIGC) 또한 입주해 스마트시티 기술 구현 등을 연구하고 있다.
송도 채드윅 국제학교, 청라 달튼 외국인학교, 칼빈 매니토바 국제학교는 교육 허브 조성을 위한 IFEZ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 중이다. 이에 맞춰 인천경제청은 해로우 스쿨, 영종 골든테라시티 국제학교 설립 등도 추진하고 있다.
송도 4·5·7·11공구 200만㎡에 걸쳐 2030년까지 조성되는 송도바이오클러스터에는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 등 우리나라 대형 바이오기업과 머크, 싸토리우스 등 글로벌 원부자재 기업이 대규모 연구개발·제조시설 투자를 잇고 있다. 최근에는 롯데바이오로직스가 11공구에 바이오의약 플랜트 건립을 위한 토지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송도의 바이오 생산 역량은 올해 기준 116만ℓ로 단일 도시 중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인천경제청은 송도바이오클러스 관련 인프라 구축에도 시동을 걸어 지난 6월 바이오공정인력양성센터와 제약바이오실용화센터를 함께 착공했다. 바이오공정인력양성센터에는 GMP(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수준의 바이오 공정 실습장이 구축된다. 제약바이오실용화센터는 바이오 공정 개발 연구 수행을 위한 공정 시설 및 장비를 제공해 바이오 연구 및 기업 육성에 기여할 예정이다.
인천스타트업파크는 2021년 2월 공식 운영에 들어간 이후 제품·서비스를 보유한 스타트업들을 대상으로 실증, 투자, 해외시장 진출 지원 등을 이어나가며 ‘한국형 실리콘밸리’로 우뚝섰다. 지난해 인천 실증자유구역으로 선포된 이후에는 지역 창업 생태계 활성화, 혁신 창업 클러스터 조성, 스타트업 육성 지원, 고용 창출 등을 꾀하고 있다. 주요 성과는 지난해 기준 입주기업 79곳, 지원기업 422곳, 매출 2002억원, 투자유치 2086억원, 고용창출 1021명 등이다.
ICT(정보통신기술)가 융합된 교통, 방범·방재, 환경, 시설물 관리 등 5대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시티 조성 사업은 2030년까지 진행되는 고도화 과정을 거치며 IFEZ를 글로벌 미래도시로 성장시킬 전망이다. 해양생태도시 및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송도 워터프런트 조성 사업도 지난해 6월 1-1단계 준공에 이어 1-2단계 실시설계 용역이 준공되는 등 순항하고 있다.
아트센터인천은 글로벌 문화도시를 위한 대표 복합문화시설로 자리매김 중이다. 현재는 2단계 확장을 위한 한국지방행정연구원(LIMAC)의 타당성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송도컨벤시아는 마이스(MICE)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3단계 확장을 하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청라를 중심으로 게임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지테크 시티(G-Tech City) 조성 사업 등도 추진하고 있다. 동시에 차세대 스포츠·문화·엔터테인먼트 복합 공간인 멀티스타디움 돔구장 건설, 복합 쇼핑몰이 결합된 새로운 패러다임의 랜드마크로 건립되는 스타필드 청라 건립, BMW 연구개발 센터 사업 등에도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지지부진했던 청라시티타워 건립 문제도 해결하기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협약을 체결, LH가 직접 시공사를 선정한 뒤 건설을 추진하고 인천경제청이 시설을 관리·운영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지난해 말 산업통상자원부 경제자유구역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며 동력을 확보한 청라의료복합타운은 1단계 800병상 규모로 건립되고 있다.
1단계 통합데이터센터, 2단계 글로벌인재개발원에 이어 그룹 헤드쿼터(HQ)가 들어서는 하나드림타운 조성 사업은 청라를 금융허브로 도약시키고 있다.
영종에서는 세계적인 관광도시 조성, 양질의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 등에 기여할 복합리조트 집적화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1조9000억원이 투입되는 인스파이어 리조트는 연말까지 호텔, 아레나(전문공연장), 마이스시설 등이 준공돼 곧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파라다이스시티는 2017년 4월 호텔과 컨벤션 등 1-1차 시설, 2018년 9월 플라자와 스파 등 1-2차 시설이 잇따라 문을 열며 인천을 대표하는 호텔이자 관광명소로 자리잡았다.
이들 복합리조트는 인천국제공항과 맞물려 영종을 동북아 관광중심지로 이끌 필수 시설이다. 앞으로 한상드림아일랜드 등 기타 리조트 시설과 유기적인 연계를 이루며 청년 중심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도 기대된다.
장기 숙원 사업이던 영종과 청라를 잇는 제3연륙교는 2025년 말 개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65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4.681㎞, 폭 30m, 왕복 6차로로 조성되는 제3연륙교는 영종을 연결하는 3개의 교량 중 유일하게 보도와 자전거도로가 설치된다. 특히 사장교 주탑에는 세계 최고 높이 180m의 해상 전망대 또한 도입된다.
현재 IFEZ 개발률은 송도 86.6%, 청라 93.6%, 영종 80.8% 등이다. 인천경제청은 앞으로 2032년까지 제3차 경제자유구역 기본계획에 따라 바이오·헬스케어 등 4개 핵심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IFEZ 개발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인천경제청은 개청 20주년을 맞아 퀸텀점프(대도약)를 이뤄내기 위해 다양한 투자 전략으로 세계 초일류 도시 도약의 발판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를 위해 외국교육기관법에 따라 설립된 외국교육기관의 평생교육기관 추가, 경제자유구역 내 총사업비 500억원 이상의 신규 사업에 대한 타당성 조사 및 투자심사를 이행해야 하는 강제 규정의 개선, 경제자유구역의 개발 이익 재투자 대상 확대 등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이와 함께 지속발전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인천 내항, 강화 남단 등을 대상으로 경제자유구역 추가 지정을 계획하고 있다.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은 11일 “지정 20년 만에 이처럼 빠른 속도로 도시를 만들어냈다는 것은 세계 도시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경이로운 역사”라며 “이제는 홍콩과 싱가포르에 비견되려는 도시 목표를 뛰어넘어 생명과학과 건강 등을 테마로 세계 선도 도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김민 기자 ki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