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들불축제 ‘오름 불 놓기’가 27년만에 사라진다.
강병삼 제주시장은 11일 제주시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들불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오름 불 놓기가 탄소배출, 산불 위험 등 여러 환경적 논란을 야기함에 따라 오름 불 놓기를 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며 “생태적 가치에 부합하는 콘텐츠를 개발해 2025년부터 새로운 축제로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내년에는 제주들불축제가 열리지 않는다.
제주들불축제는 봄이 오기 전 초지에 불을 놓아 방목지의 해충을 없애는 제주도의 목축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현해 1997년부터 축제로 열리고 있다.
하이라이트는 오름 불놓기로, 새별오름에 불이 활활 타오르는 장관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인파가 몰린다.
그러나 건조한 봄철에 열려 산불 위험이 높고, 다른 지역 산불 발생 상황에 따라 축제가 축소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화약을 터뜨려 불을 놓는 행위가 탄소를 배출해 기후위기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커졌다.
지난해 4월 제주녹색당이 숙의형 정책개발 청구를 함에 따라 제주시는 도민 200명으로 시민숙의단을 구성해 원탁회의를 진행했다.
제주들불축제 숙의형 원탁회의 운영위원회는 지난달 26일 기자회견을 열어 “제주들불축제가 제주지역의 문화적 가치를 지키며 생태·환경·도민참여의 가치를 중심으로 근본적으로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앞서 시민숙의단 의견 조사에선 ‘들불축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50.8%, ‘폐지해야 한다’ 41.2%, ‘유보’는 8%로 나타났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