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도마 속에 왜 흰가루가?…다국적 마약조직 잡았다

입력 2023-10-10 19:58
10일 오전 서울영등포경찰서에서 열린 필로폰 밀반입 및 유통 말레이시아 조직 검거 관련 브리핑에서 관계자들이 마약 수거 시연을 하고 있다. 뉴시스

다국적 마약 범죄조직이 약 246만명까지 동시 투약 가능한 양의 필로폰을 나무 도마에 숨겨 국내에 밀반입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필로폰 74㎏(시가 2200억원)을 들여와 국내에 일부 유통한 혐의로 한국, 말레이시아, 중국인 조직원 총 26명을 검거해 범죄단체조직죄 및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입건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은 이중 14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이번에 적발된 마약 양이 순수 필로폰 유통 적발 사례 중 역대 2번째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지난 1월 말까진 두꺼운 옷 안에 마약을 숨겨 직접 배달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옷차림이 가벼워지자 대안으로 특수 제작된 나무 도마에 홈을 파 그 속에 약을 숨겨 밀반입을 시도했다. 경찰은 마약 밀반입에 나무 도마가 이용된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밀반입된 필로폰은 특정 장소에 마약을 숨겨두고 구매자에게 위치를 알려주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판매됐다.
말레이시아 제조 필로폰 유통 범죄 사건 개요. 영등포경찰서 제공

3개국 조직원들은 국가별로 역할을 분담하며 철저하게 마약 유통 경로를 구축했다. 말레이시아 조직원이 국내로 마약을 밀반입하고, 한국과 중국 조직원이 각각 운반·보관 및 유통·판매를 맡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이렇게 들여온 필로폰을 직접 서울 양천구 등 원룸에서 관리하며 유통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난 7월 말 단순 투약자 조사 과정에서 대규모 마약 유통 범행을 포착하고 지난 8월부터 전담수사팀을 꾸려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이들이 말레이시아에서 들여온 필로폰 중 27.8㎏를 회수했으며 시중에 흘러 들어간 나머지 양도 추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임소윤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