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금 162㎏ 귀한 몸’ 함평 황금박쥐상 옮긴다

입력 2023-10-10 14:37 수정 2023-10-10 14:50
함평군이 2008년 28억원을 들여 가로 1.5m, 높이 2.1m 크기 규모의 은으로 된 원형 조형물에 순금을 씌워, 6마리의 황금박쥐가 날갯짓하는 모습으로 제작한 황금박쥐상. 현재 140억원 상당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함평군 제공

전남 함평군의 대표 관광 상징물인 140억원 상당의 황금박쥐상이 새 보금자리로 옮겨 관람객을 맞는다.

현재 전시 보관되고 있는 생태전시관이 350여m 언덕을 걸어 올라가서 관람해야 하는 등의 접근이 불편한 탓에 좀 더 관람이 용이한 함평엑스포공원 내로 옮기기로 한 것이다.

함평군은 함평엑스포공원 인근 황금박쥐 생태전시관에 보관 중인 순금 162㎏을 넣어 만든 황금박쥐상을 내년 4월쯤 현 위치에서 500m가량 떨어진 함평엑스포공원 내로 이전하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이에 따라 군은 5억원을 투입해 엑스포공원 나비곤충생태관 옆에 2층 규모로 건립하고 있는 문화유물전시관에 황금박쥐상을 이설하고 생태서식지 현황과 설명자료 등을 조성해 꾸며 나갈 예정이다.

특히 황금박쥐 전시관에 보안 셔터와 방탄유리 등 4중 도난 방지 장치를 설치하고, 24시간 보안 업체 감시 속에 공무원들이 2인 1조로 매일 당직 근무도 선다. 또 전시관에 동작 감지 센서와 10여대의 CCTV도 설치해 도난에 대한 철통 보안도 가동하게 된다.

철제셔터-유리문-철제셔터 등 3중 문을 통과해야 하는 현재의 보안시스템을 그대로 적용하고 두께 3㎝ 강화유리 안에 황금박쥐상을 보관한다. 2019년 3월 3인조 절도범이 황금박쥐상을 노리고 철제 출입문 절단을 시도하다 검거됐다.

황금박쥐상은 2008년 28억원을 들여 가로 1.5m, 높이 2.1m 크기 규모의 은으로 된 원형 조형물에 순금을 씌워, 6마리의 황금박쥐가 날갯짓하는 모습으로 제작됐다.

한반도에서 멸종한 것으로 알려졌던 황금박쥐(붉은 박쥐)가 1999년 함평군 대동면 일대에 집단 서식한 사실이 확인되자 함평군이 관광 상품화를 위해 황금박쥐상을 만든 것이다.

금값 상승시마다 황금박쥐상 가치도 꾸준히 오르면서 현재는 15년 전 매입 가격보다 5배가량 오른 140억원 상당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매년 나비축제 기간인 보름 가량만 외부에 공개해 오고 있다. 군 관계자는 “함평읍 화양근린공원 황금박쥐생태전시관에 보관 중인 황금박쥐상을 보기 위해 찾는 관람객들이 언덕을 걸어 올라가는데 많은 불편을 겪었다”면서 “이번 이전을 통해 관람객들의 관람이 용이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함평=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