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출마’ 하태경에…홍준표 “깜도 안돼” 정청래 “약체”

입력 2023-10-10 14:10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왼쪽 사진)과 홍준표 대구시장. 뉴시스

내년 총선에서 서울 지역구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홍준표 대구시장이 “제 살길을 찾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하 의원은 “그분(홍 시장)은 ‘서울로 올라오라’고 그럴 때 거부하고 탈당해 무소속으로 나가는 게 선당후사라고 생각하는 분”이라고 반격했다.

하 의원은 10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그분하고 저하고는 정치 철학이 많이 다르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한 지역에서 세 번 정도 했으면 어려운 지역에 가서 당을 위해서 뛰는 게 선당후사라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다”며 “그런 점에서 차이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홍 시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하 의원이 부산 해운대갑을 떠나 서울 출마를 선언한 데 대해 “선당후사라기보다는 제 살길을 찾는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

이에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이 “이런 좋은 사례가 나오면 그 자체로 평가하고 도울 생각을 해야지 왜 사감(私感·개인적인 감정)을 앞세워 깎아내릴 생각만 하나”라고 홍 시장을 비판하자 홍 시장은 또 “똑같은 부류, 깜도 안 되는 자들이 지금도 우리 당내에서 개혁을 빙자해 깐죽대고 있는 것은 참으로 유감”이라며 하 의원과 천 위원장을 동시에 저격했다.

하 의원은 자신의 서울 출마 선언 이후 대두되는 당내 ‘중진 수도권 출마론’에 대해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다”며 “우리 당에도 국회의장 할 사람도 나와야 하고, 다선도 필요하고, 또 자기 소신에 따라 ‘고향에 평생 헌신하고 봉사하는 게 소명’이라는 소신이 있는 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순수하게 개인의 결단이고 그걸 존중해 줘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3선 이상이면 무조건 험지로 나오라’ 이런 강제 규정 같은 게 만들어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출마 지역에 대해선 “명분·흥행·승산 이 세 가지 요소를 고민하고 있다. 이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아직 결론 내기에는 이르다”며 “정치권이 아주 변화무쌍한 곳이기 때문에 어떠한 식으로 변화할지도 보고 천천히 정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마포을에 나올 것이라는 분석에 대해선 “이왕 할 거면 화끈하게 할 것”이라면서도 “특정 지역을 이야기하는 건 조심스러운 게 그 지역에도 당협위원장이 있고 출마하려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신다. 내부 경쟁자가 있기 때문에 물밑에서 조정한 뒤 출마 지역을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당후사를 했으니, 당에 전략공천을 요구할 수 있지 않으냐’는 진행자의 물음에는 “당에서 경선하라고 그러면 경선할 것”이라며 “꼭 전략공천을 반드시 달라고 당에다가 요구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정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저는 (하 의원이) 제 지역으로 온다면 손님이니까 반갑게 맞이해야 하는데 하 의원은 좀 약체라고 생각한다”며 “그래도 여당 대선 주자 1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 정도가 와야 제 의욕이 불타지 않겠나. (하 의원에게) 마포을은 험지가 아니라 사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윤(非尹)계인 하 의원이 해운대에서 밀려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의원은 “홍 시장이 명확하게 이야기하신 것 같다. 제 살길 찾아서 간 것”이라며 “비윤의 비애다. 친윤이었으면 해운대에 그냥 눌러앉았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