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영동군, 경북 김천시, 전남 무주군 주민들이 우정을 나누는 행사가 10일 접경인 삼도봉(해발 1176m) 정상에서 열렸다.
이들 지역 주민들은 삼도봉 정상에서 만나 삼도 화합기원제를 시작으로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세 지역의 화합을 위해 1989년부터 매년 10월 10일 개최하고 있다. 올해로 35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는 영동문화원이 주관한다.
삼도봉 만남의 날 행사는 지리적·문화적으로 경계를 이루고 오랜 세월 동안 생활권을 공유해 온 주민들의 화합과 교류, 소통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삼도봉은 충북·전북·경북 접경지역에 있다. 김천시 부항면 해인리와 영동군 상촌면 물한리, 무주군 설천면 미천리의 경계에 있는 산이다. 1990년에는 우정과 화합의 표시로 3마리의 용과 거북, 해와 달을 상징하는 기념탑(2.6m)과 제단을 삼도봉 정상에 세웠다. 삼도봉은 조선 태종 때인 1414년 조선을 팔도로 나눌 당시 이 봉우리를 기준으로 삼도를 나눴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들 지역 주민들은 행정구역은 다르지만 경계를 넘나들며 생활권을 공유한다.
2016년부터 의료·문화시설이 취약한 이들 지역을 순회하는 행복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행복버스가 가는 곳에는 이동 영화관인 문화트럭도 뒤따른다. 대형 스크린을 갖춘 트럭이 진료를 기다리는 주민들을 위해 영화를 상영한다.
삼도봉 생활권 산골마을 의료·문화 행복버스는 영동 상촌·용화면, 무주 설천·무풍면, 김천 봉산·대항·대덕면 등을 돌며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행복버스는 의료시설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서 맞춤식 검진과 상담, 처방, 진료를 제공한다. 진료는 매주 월·목요일 김천시, 화요일 영동군, 수요일 무주군에서 한다.
올해 만남의 날 행사에 앞서 3개 자치단체는 생활권협의회를 열고 공동 관광개발 사업 등을 논의했다.
영동군 관계자는 “경계를 맞대고 살아가는 영동 김천 무주 지자체는 접경지 의료·문화 서비스 등을 함께 추진하며 주민 삶의 질 향상과 지역발전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며 “상생 발전할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영동=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