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은 이스라엘과 이슬람 무장단체 하마스와의 분쟁과 관련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9일 밝혔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관계 부처와 금융 당국은 현재 분쟁 발생 이후 시장 상황과 예상 영향을 긴밀하게 점검 중”이라고 말했다.
최 수석은 “오늘(9일) 대부분의 금융시장이 열리지 않아 본격적인 시장 상황을 파악하기 어려운 초기 상황”이라며 “사태 전개 방향이 매우 불확실하므로, 정부는 각별한 경계심을 갖고 시장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하는 한편,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이 특히 주시하는 부분은 유가 흐름이다.
이번 분쟁이 유가 상승으로 이어져 물가도 덩달아 오르면서 소비가 위축되는 상황을 우려하는 것이다.
최 수석은 이와 관련해 “최근 유가 흐름이 아주 높은 수준이지만 그래도 불확실성은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이번 분쟁 발생으로 불확실성이 분명히 커질 것 같다”고 말했다.
최 수석은 그러면서 “국내 기업이나 가계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유류세 등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 있을지,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은 이런 불확실한 대외 여건 속에서도 미국 내 친환경 자동차 수출과 한국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가 증가한 점은 고무적인 지표로 내세웠다.
최 수석은 “지난해 8월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 이후 미국 시장에서 한국의 친환경차가 보조금을 받지 못해 타격이 크지 않을까 많은 우려가 있었다”며 “현재 미국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의 친환경차 판매는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세간의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IRA 시행 1년 차인 지난 8월 기준 미국 내 한국산 친환경차 판매량은 역대 최고치인 1만4000대를 기록했다. 한국 친환경차의 미국 시장점유율은 10.9%까지 증가하며 업계 2위를 달성했다.
최 수석은 “당초 우려와 달리 미국 시장에서 기업들이 높은 판매실적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정부와 업계가 힘을 합쳐 대응한 결과”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또 1~9월 누적 외국인 직접투자 신고금액이 전년 동기 대비 11.3% 증가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점이 국내 산업 공급망 강화와 신규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 수석은 “윤석열 대통령은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으로서, 글로벌 기업인들에게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줄 것과 어려움이 있으면 언제든 대통령실의 문을 두드려 줄 것을 당부하며 외국인투자 유치를 위해 직접 발로 뛰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런 긍정적인 경제지표들이 민생 회복으로 이어져 실제 국민이 체감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정부의 숙제다.
최 수석은 “민생 관련 대책을 고민해 내년도 예산안에 담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