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대사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논의를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소집 직전 날 선 공방을 벌였다.
안보리는 8일 오후 3시(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인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시작된 이번 사태와 관련해 비공식 협의(consultations)를 소집했다.
이 회의에는 안보리 상임 이사국 5개국과 비상임 이사국 등 15개국이 참여했으며,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한국은 현재 안보리 이사국은 아니지만 내년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이기 때문에 옵서버 자격을 얻어 회의를 지켜봤다.
안보리 회의 개최에 앞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대사는 국제 여론전을 폈다.
길라드 에르단 주유엔 이스라엘대사는 기자회견을 열고 “하마스는 전쟁범죄를 저질렀으며 이 야만인들은 1940년대 나치 친위대처럼 유대인들을 총으로 살해해 수백명이 죽었다”고 했다.
그는 하마스에 의해 버스정류장에서 살해된 이스라엘 시민들, 하마스의 강압으로 손에 총을 쥐고 휠체어에서 포즈를 취한 노인 등 이스라엘 피해자들의 사진을 공개하며 “하마스의 전쟁범죄는 명백히 규탄받아야 하고 이스라엘은 (전 세계로부터) 굳건한 지지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에 맞서 리야드 만수르 주유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대사는 “일부 언론과 정치인들에게 역사는 이스라엘인들의 죽음으로부터 시작한다”며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죽음의 해를 한 해 또 한 해 견뎌왔다”라고 했다.
이어 “지금이야말로 폭력과 유혈사태를 중단하고, 봉쇄를 풀어 (팔레스타인에) 정치적 지평을 열어줘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한편 폴커 투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이날 성명을 내고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가 이스라엘을 향해 무차별 로켓 공습을 벌이고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를 보복 폭격하면서 많은 사상자가 나온 점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