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서 콘돔 무료 지급’ 법안…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제동

입력 2023-10-09 09:52 수정 2023-10-09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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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주의회에서 전 공립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콘돔을 무료로 지급하는 입법을 추진했지만, 좌절됐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예산 문제를 들며 거부권을 행사한 것이다.

캘리포니아주(州) 정부는 8일(현지시간) 뉴섬 주지사가 주의회 상원에서 통과된 ‘청소년 성 건강: 피임 도구’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캘리포니아 내 전 모든 공립고등학교(9∼12학년) 학생들에게 콘돔을 무료로 제공토록 의무화하고, 소매업체가 청소년에게 콘돔 판매를 거부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을 발의한 캐롤라인 멘지바르 민주당 주 상원의원은 “성생활을 하기로 결정한 청소년들이 안전하지 않은 성관계에서 자신과 파트너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2022∼2023학년도 기준 캘리포니아 공립고등학교에 등록한 학생 수는 약 194만명이다.

그러나 뉴섬 주지사는 예산 부족 문제를 이유로 제동을 걸었다.

캘리포니아주 재정 적자 규모는 300억 달러(40조4700억원)가 넘는다.

뉴섬 주지사는 “콘돔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것은 청소년 성 건강 개선을 지원하는 데 중요하다”면서도 “공립학교에 예산 지원 없이 의무를 부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뉴섬 주지사는 그러면서 “우리 주는 지속적인 재정 위험과 세입 불확실성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에 이 법안과 같이 재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법안을 고려할 때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