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0년째 북한에 억류 중인 김정욱 선교사를 포함해 장기간 북한에 억류된 우리 국민의 조속한 송환을 촉구했다.
통일부는 8일 성명에서 “김 선교사가 김정은 정권에 의해 억류된 지 10년째 되는 날”이라며 “김국기·최춘길 선교사 등 우리 국민 6명이 자유를 박탈당한 채 북한에 장기간 억류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은 억류된 우리 국민들에 대한 생사 확인 등 최소한의 정보도 제공하지 않음으로써 가족들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면서 “이런 북한 당국의 불법적, 반인륜적 조치를 규탄하며 북한이 하루속히 억류된 우리 국민들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낼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정욱 선교사는 2007년부터 북·중 접경 지역인 중국 단둥에서 북한 주민을 상대로 선교 활동을 펼쳤다. 그러다 선교를 위해 밀입북했고, 2013년 10월 8일 평양에서 체포됐다. 당시 조선중앙통신은 “밀입북한 남조선 정보원 첩자를 체포했다”고 보도하면서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2014년 2월 27일 평양에서 열린 김 선교사의 기자회견을 통해 그가 북한에 억류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김 선교사는 2014년 5월 30일 재판에서 국가전복음모죄와 간첩죄, 반국가선전선동죄 등의 혐의로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북한은 이 문제와 관련한 영사 접견이나 남측의 대화 시도에 응답하지 않았다. 김 선교사의 형 김정삼씨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동생의 생사 확인이라도 할 수 있다면 좋겠다”면서 “북한이 동생을 석방하고 한국으로 송환해 남북 교류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2014년 억류된 김국기·최춘길 선교사도 무기노동교화형에 처해진 상태다. 한국 국적을 취득했던 북한이탈주민 3명도 2016년 북한에 억류된 이후 소재와 생사가 확인되지 않았다. 통일부는 지난달 신설된 장관 직속 납북자대책팀을 중심으로 납북자·국군포로 문제와 함께 억류자 문제를 국제사회에 알리고 협력을 구할 계획이다.
한편 최성룡 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 이사장은 이날 통화에서 “북한 소식통에 따르면 우리 국민 납북자 516명 중 240명 정도가 살아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2023 통일백서에 따르면 전후 납북자는 3835명으로 추정되는데, 이 중 3310명은 송환됐고 9명은 탈북·귀환했다. 남은 516명 중 276명은 숨진 상태라는 게 최 이사장의 주장이다. 하지만 통일부 당국자는 “구체적인 수치를 정확히 파악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