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살 같았다”…하마스 습격에 음악축제 실종자 수백명

입력 2023-10-08 15:24 수정 2023-10-08 15:34
군이 이스라엘 남부에서 하마스가 발사한 로켓에 맞아 부상당한 여성을 대피시키고 있다. AP 뉴시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대규모 기습 공격으로 이스라엘의 한 음악 축제장에서도 큰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현지시간) 새벽 이스라엘 동남부 네게브 사막의 한 음악 축제장에서 하마스의 로켓포탄과 무장대원들의 총격을 피해 달아나던 행사 참가자 수백명이 실종됐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이스라엘 언론을 인용해 전했다.

이스라엘 최대 명절인 초막절(수코트)를 기념하기 위해 지난 6일 오후 11시부터 밤새 열린 이 야외 축제에는 수천 명의 이스라엘 젊은이가 참석했다. 행사장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이스라엘의 국경 근처에 있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장에서 수십구의 시신이 치워지는 것이 목격됐지만 정확한 사상자 수는 확인되지 않았다.

소셜미디어에는 이 축제에 참가했다가 실종된 사람들을 찾기 위해 명단을 공유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500명이 넘는 실종자의 이름과 고향, 그들을 찾는 가족들의 연락처가 담긴 명단도 있었다고 NYT는 전했다.

이들 실종자가 하마스 무장대원들에게 살해됐는지, 인질로 잡혔는지 등 생사와 소재는 아직 불투명하다.

일부 젊은이들은 몇 시간 동안 차나 행사장에 숨었으며, 수십명은 이스라엘 보안군의 도움으로 인근 마을과 병원으로 대피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한 축제 참석자는 미 CNN 방송에 “우리는 개방된 장소에 있어서 숨을 곳조차 없었다”며 “모두 공포에 질렸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 다른 축제 참석자는 로이터 통신에 “군인들이 우리를 덤불로 데려갔다”며 “이스라엘 군인들에게 구조될 때까지 죽은 척을 해야 했다”고 전했다.

현재 소셜미디어에는 관람객 수백명이 공연장에서 달아나서나 차에서 도망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공유되고 있다. 한 영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텅 빈 들판을 가로질러 달리는 모습과 총성이 담기기도 했다.

이스라엘 현지 언론인 하레츠는 당시 현장을 ‘학살’과 ‘전쟁터’로 묘사하며 오토바이를 탄 테러리스트들이 군중 속으로 돌진해 총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