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껌 논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세리머니 주루사’ 등 국제대회마다 구설에 올랐던 강백호가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확정 짓고 눈시울을 붉혔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7일 중국 사오싱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1구장에서 치른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강백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대표팀에 나왔을 때 성적도 안 좋았고 제가 좋은 모습도 잘 못 보여드려서 대표팀 나올 때마다 두려웠다”고 털어놨다.
이어 “근데 이렇게 많은 분이 응원해주셔서”라며 울음을 삼킨 뒤 “너무 행복한 하루였던 것 같다. 감사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시즌 4개월 동안 공황장애가 심했는데 이렇게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어서 기쁘다”고 했다.
강백호는 취재진을 만나서도 “대표팀에서 좋은 결과를 많이 못 보여드려 죄송했다. 다른 선수들이 잘해줘서 이런 꿈만 같은 결과를 안을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정말 꿈만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백호는 “처음 (본선라운드 대만전) 패했을 때 (분위기가) 좋지 않았는데,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힘을 모은 덕인 것 같다”며 “한국의 자랑 문동주가 잘 던졌고, 9회 말에는 최고 마무리 투수(고우석)를 믿고 있었다”고 후배들을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그동안) 좋은 모습 많이 못 보여드려서 대표팀에 나올 때마다 좀 두려웠고 제 딴엔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던 것 같다”며 “그래도 주변에서 좋은 말씀을 해주신 덕분에 다시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 모든 분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했다.
이번 대회 초반 강백호의 방망이는 힘을 쓰지 못했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11타수 1안타에 그치며, 4번 타자에서 6번 타자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나 슈퍼라운드 중국전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첫 홈런을 치는 등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이전까지 국가대표 강백호는 잦은 논란에 휩싸였다.
도쿄올림픽에서는 더그아웃에서 껌을 씹던 모습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고, WBC에선 2루타를 친 뒤 세리머리를 하다 베이스에서 발이 떨어져 아웃당하며 비난의 중심에 섰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